쇼박스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그야말로 ‘미친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왕사남’은 개봉 33일째인 이날 오전 누적 관객수 1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급 신드롬을 일으켰던 ‘파묘’(40일), ‘서울의 봄’(36일), 그리고 같은 사극 장르인 ‘광해, 왕이 된 남자’(48일)의 기록을 가볍게 앞지른 수치다. 사실상 ‘범죄도시4’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속도로, 비시리즈물 단일 영화로서는 경이로운 페이스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영화의 ‘역행진 흥행 패턴’이다. 대작들이 개봉 첫 주에 관객을 몰아넣고 서서히 하락하는 것과 달리, ‘왕사남’은 주말을 거듭할수록 관객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불붙는 입소문 덕에 다음 주 중 1300만 고지 점령도 가시권에 들어왔다.이제 관객과 업계의 시선은 ‘천만’이라는 상징적 수치를 넘어, 역대 한국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쓰는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
역대 한국 영화 관객수 순위. 네이버 제공
현재 한국 영화 역대 흥행 1위는 2014년 개봉한 ‘명량’의 1761만 명이다. 그 뒤를 ‘극한직업’(1626만 명), ‘신과함께-죄와 벌’(1441만 명) 등이 잇고 있다. 지금과 같은 ‘개봉 5주차 역주행’ 화력이 6주차 이후까지 유지된다면, 역대 영화 순위 5위권 안에 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히 ‘왕사남’은 단종(박지훈 분)과 엄흥도(유해진 분)의 비극적이면서도 따뜻한 서사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눈물 버튼’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항준 감독 특유의 대중적인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이 시너지를 내며 ‘N차 관람’ 열풍까지 불고 있기에 관객 감소율 없는 장기 흥행이 예상된다.
‘왕사남’의 흥행은 2024년 5월 ‘범죄도시4’ 이후 무려 22개월 만에 터진 한국 영화 천만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또한 ‘명량’ 이후 뜸했던 사극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키며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저력을 증명했다.
유배지 영월 청령포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이 대한민국 극장가를 통째로 흔들고 있는 가운데, ‘왕과 사는 남자’가 과연 어디까지 올라가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왕좌를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