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자축구 선수 5명, 호주서 망명…“국가 제창 거부 이후 신변 우려”

입력 : 2026.03.1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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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필리핀전 시작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경례를 하고 있다. AFP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필리핀전 시작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경례를 하고 있다. AFP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5명이 호주 정부로부터 인도적 비자를 받아 현지에 체류하게 됐다.

영국 BBC는 10일 호주 정부 발표를 인용해 이란 대표팀 선수 5명이 대회 탈락 이후 귀국하지 않고 호주에 남기를 원해 인도적 보호 비자를 발급받았다고 보도했다. 호주 내무부 장관 토니 버크는 “선수들은 호주 경찰에 의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됐다”며 “나머지 대표팀 선수들도 원한다면 호주에 체류할 수 있는 동일한 기회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인도적 비자는 난민 또는 인도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비자 소지자는 호주에서 거주·취업·학업이 가능하다. 비자를 받은 선수는 파테메 파산디데, 자흐라 간바리, 자흐라 사르발리, 아테페 라마잔자데, 모나 하무디 등 5명이다. 버크 장관은 “이들은 정치 활동가가 아니라 안전을 원하는 선수들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호주 정부는 남은 선수들이 귀국할지, 제3국으로 이동할지, 또는 호주 체류를 선택할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이란 대표팀이 지난주 한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서 촉발됐다. 이후 이란 내부 보수 진영에서 대표팀을 향해 “전시 상황의 배신자”라는 비난이 제기되면서 선수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대회 기간 동안 현지 이란계 시민과 인권단체들은 선수들의 보호를 촉구했다. 일부 팬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우리의 선수들을 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선수들의 망명을 지지하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주 정부에 선수들의 망명 허용을 촉구했다. 그는 “호주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호주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와 통화 사실도 공개했다. 다만 선수 가족들이 이란에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 망명 여부는 불확실하다. 인권단체들은 선수들이 귀국할 경우 정치적 압박이나 처벌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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