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못 따라갈 ‘호퍼스’의 장인정신 “털 한 올까지 모두 수작업”

입력 : 2026.03.10 14:59 수정 : 2026.03.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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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최근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AI(인공지능)의 기술위력은 애니메이션에서 더욱 위력을 발하고 있다. 그 최전선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인 중국은 또 하나의 혁신적인 사례를 전했다. 최근 중국 CCTV와 베이징신연합영화산업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재회의 명령’은 극장판 극영화 애니메이션은 1년 만에 제작했다.

AI 기술로 제작비 역시 혁신적으로 줄여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비용의 5분의 1로 작품 하나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극 영화 특히 컴퓨터 기술의 총아로 불리는 애니메이션은 AI 파고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여태까지 수많은 수작업 애니메이션을 히트시킨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하 픽사)도 다른 것은 아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라이팅 아티스트 조성연이 미국 캘리포니아 에머리빌의 픽사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라이팅 아티스트 조성연이 미국 캘리포니아 에머리빌의 픽사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는 하지만 여전히 장인정신으로 한 땀 한 땀 애니메이션을 빚어낸다. 지난 4일 개봉한 ‘호퍼스’ 역시 마찬가지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와 픽사가 공동 제작한 ‘호퍼스’는 자연을 사랑하는 소녀 메이블이 인간의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숲속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로봇 비버에 자아를 투영해 동물 세계에 숨어들어 생태계 다양성에 공감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10일 오전 이 작품에 참여한 픽사의 한국계 애니메이터 존 코디 김 스토리 슈퍼바이저와 애니메이션의 빛과 그림자를 관장하는 조성연 라이팅 아티스트가 화상 인터뷰로 취재진을 만났다. 이들은 AI의 발전과 그 위협에서도 여전히 손으로 그리는 장인정신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스토리 슈퍼바이저 존 코디 김이 미국 캘리포니아 에머리빌의 픽사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스토리 슈퍼바이저 존 코디 김이 미국 캘리포니아 에머리빌의 픽사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조성연 아티스트는 “AI가 발전하고 있어 걱정도 많고, 두려움도 있다”면서 “하지만 픽사는 테크닉 애니메이션 분야의 선두주자인 만큼 아직 AI를 활용하지 않는다”며 “다른 회사들은 동작을 구현할 때 모션캡쳐나 로토스코핑(실사를 갈무리해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기술)을 쓰지만, 우리는 털 한 올까지 손으로 그린다”고 말했다.

존 코디 김 슈퍼바이저 역시 “‘호퍼스’는 AI를 쓰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갈 수 있고 반복적인 작업에는 AI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나 아이디어를 만드는 등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픽사는 AI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치 애니메이션 판 ‘아바타’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대체 자아투입의 서사는 다니엘 총 감독의 아이디어로 떠올렸다. 존 코디 김은 “예전 연구자들이 야생 동물 관찰을 위해 동물 모양의 로봇을 만들어 자연에 보내는 다큐멘터리가 있었다”며 “그 안에 액션영화나 스파이 스릴러 요소가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특히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같은 작품 분위기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세계를 다루는 다소 이질감 있는 분위기에 대해서 조성연 아티스트는 “동물이 많아 털 표현이 어려웠지만, 인형의 털에 가까운 질감으로 캐릭터가 귀엽게 보이게 했다”며 “주인공 메이블이 일본인 캐릭터라 동양인 특유의 갈색이나 검은 눈을 사용했다. 동물들의 경우는 자신들끼리 대화를 할 때는 흰자위를 표현하고, 사람과 있을 때는 검은자위로 눈을 감싸는 등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결국 영화의 장점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주제를 결코 강압적이지 않도록 부드럽게 구현하는 부분이었다. 존 코디 김 슈퍼바이저는 “자연을 보호하려는 신념을 가진 캐릭터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만드는 부분이 중요했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너무 공격적으로 싸우는 모습이 많았다”며 “그래서 학창 시절 주인공이 동물들을 괴롭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동물들을 구하는 장면을 서사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존 코디 김 슈퍼바이저는 2021년 영화의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스토리 아티스트로 참여해 전체적인 줄거리 구상과 캐릭터 개발에 참여했다. 조성연 아티스트는 2000년 픽사에 입사해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토이스토리 3’ ‘엘리멘탈’ ‘엘리오’ 등의 작업을 담당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호퍼스’는 북미 개봉 첫 주말 약 4600만 달러(한화 약 687억 7000여만 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8800만 달러(한화 약 1315억 400여 만원)를 벌었다. 국내에서도 천만 관객을 기록한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30만 관객을 넘겼다.

조성연 아티스트는 “시즌 2의 미래 등은 모르지만, 동물 캐릭터가 귀여워서 인형으로도 많이 사랑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작품도 그렇고 캐릭터 상품으로도 인기를 얻고 계속 사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의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존 코디 김 슈퍼바이저는 “극장에서 보면 관객들의 반응이 함께 느껴진다. 놀라거나 웃는 순간을 다른 관객들과 함께 경험할 때 생기는 에너지가 있다”며 “이러한 다양한 감정과 분위기를 극장에서 보면 더욱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며 극장 관람을 권했다.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호퍼스’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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