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영입 뒤에 가려진 부실 경영
엔터사 ‘덩치 키우기’의 부작용
아티스트 신뢰 잃은 매니지먼트의 최후
왼쪽부터 차가원 회장, 이승기, MC몽. 사진=빅플래닛메이드 엔터. 해당 사진은 AI를 사용해 제작했습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속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하며 빅플래닛메이드엔터(이하 빅플래닛)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재부상했다. 최근 빅플래닛은 소속 아티스트의 연쇄 이탈과 법적 분쟁, 경영진의 도덕성 논란이 겹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법률사무소 현명은 이승기가 빅플래닛에 전속계약 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이승기 측은 이번 결별의 원인으로 작년 9월부터 이어진 정산금 미지급과 서류 열람 거부를 꼽았다. 특히 현장 스태프 및 외부 업체 비용 지급 지연 등을 언급하며 소속사의 기본적 매니지먼트 기능이 마비됐다고 주장했다.
빅플래닛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으나, 최근 1~2년 사이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우선 엑소(EXO) 첸백시 ‘템퍼링(전속계약 종료 전 사전 접촉)’ 의혹이 뼈아팠다. 빅플래닛은 타 소속사 아티스트를 불법적으로 영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업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과 가수 MC몽의 배후설이 거론되며 경영진의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었다.
이어지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탈(脫) 빅플래닛’ 행보도 위기설을 뒷받침한다. 이승기에 앞서 회사의 간판격인 샤이니 태민이 계약을 조기 종결했고, 더보이즈 멤버 9인이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또 빅플래닛의 개국 공신인 비비지(은하, 신비, 엄지)를 비롯해 음원 강자인 이무진, 비오까지 줄줄이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정산 불투명성과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대해 빅플래닛 측은 “최종 결론이 내려진 상황이 아니며, 아티스트의 정상 활동을 위해 협의 중”이라며 진땀을 뺐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4년 2월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음원 유통 수수료 차별 논란 등 대형 유통사와의 갈등까지 있었다.
이승기 측은 “소속사를 둘러싼 여러 이슈와 연예인들의 이탈에도 신뢰를 지키려 노력했으나 더는 관계를 지속할 수 없었다”며 이번 결정이 누적된 문제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빅플래닛 측은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은 반복중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영입으로 덩치를 키워온 빅플래닛의 경영 방식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연 빅플래닛이 잃어버린 업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별들이 떠나가는 밤, 빅플래닛메이드에 남겨진 건 공허한 메아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