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공을 이용한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라민 야말. EPA
국제축구연맹(FIFA)이 스페인 대표팀 경기에서 발생한 반(反)이슬람 응원 구호와 관련해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FIFA는 7일(현지시간) 스페인축구협회(RFEF)를 상대로 공식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주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과 이집트 축구 국가대표팀의 평가전 도중 발생했다.
당시 바르셀로나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일부 스페인 관중은 “뛰지 않으면 무슬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집트는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국가로, 해당 응원은 종교를 조롱하는 성격의 혐오 표현으로 논란이 됐다.
FIFA는 경기 영상과 함께 주심, 경기 감독관, 현장 보안팀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징계 수위는 벌금, 일부 관중 입장 제한 또는 경기장 폐쇄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지 수사도 병행되고 있다. 바르셀로나 자치경찰인 ‘모소스 데 에스콰드라’는 해당 사건을 이슬람 혐오 및 외국인 혐오 발언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스페인축구협회와 대표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협회장 라파엘 루산과 대표팀 감독 루이스 데 라 푸엔테는 성명을 통해 해당 구호를 강하게 비판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번 사건은 대표팀 핵심 공격수 라민 야말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모로코와 적도기니 혈통을 가진 무슬림인 야말은 경기 다음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특정 개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더라도, 종교를 조롱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축구는 즐기고 응원하기 위한 것이지, 누군가의 신념과 정체성을 비하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SPN은 “최근 유럽 축구계에서는 인종·종교 차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며 “FIFA의 이번 조치는 경기장 내 혐오 표현에 대한 대응 수위를 다시 한 번 가늠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