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엄은향 채널 라이브 예고
임성한 작품 패러디로 인지도 쌓아
원작자가 패러디 창작자 직접 선택
그동안 꾸준이 임성한 작가의 작품을 패러디 해왔던 유튜버 엄은향. 본인 유튜브 채널
데뷔 36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스타 작가 임성한이 자신의 1호 소통 창구로 레거시 미디어가 아닌 자신의 작품을 희회화한 유튜버를 택했다. 언론 노출을 꺼려온 은둔의 작가가 자신을 흉내 내며 성장한 창작자와 직접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유튜버 엄은향은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성한 작가님께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다음 주 라이브 방송에 임 작가가 게스트로 출연한다”고 밝혔다.
엄은향은 평소 ‘인어 아가씨’ ‘오로라 공주’ ‘하늘이이시여’ 등 임성한의 과거 대표작을 주력으로 패러디하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극 중 등장하는 전개, 무속 신앙 코드, 독특한 개사 처리 등 이른바 ‘임성한 월드’ 특징을 코미디로 재가공해 젊은 층의 호응을 얻었다.
임성한이 지상파 토크쇼 등이 아닌 엄은향의 채널에 출연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원작자가 자신의 작품 속 논란이 된 설정이나 대사를 희화화하는 창작물에 불쾌감을 표하거나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는 관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엄은향 또한 여러 콘텐츠에서 임성한 오디션에 가는 것이 자신의 버킷리스트라고 밝히며 팬을 자처했다. 최근에도 임성한의 드라마 ‘닥터신’ 출연 배우들과 함께 임성한식 연기를 패러디하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임성한의 신비주의가 깨질지도 업계와 대중의 관심사다. 임성한은 1990년 KBS 단막극 ‘미로에 서서’로 데뷔한 이후 수많은 메가 히트작을 집필했음에도 언론 인터뷰나 공식 석상 등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온라인상에 공개된 사진조차 과거의 흐릿한 증명사진 한두 장이 전부일 정도로 철저한 은둔 행보를 이어왔다. 임성한의 엄은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할 경우 36년 동안의 은둔 생활이 깨지는 것이다.
출연이 성사될 경우 숏폼과 유튜브 중심으로 재편된 현 미디어 생태계를 원작자가 적극적으로 수용한 사례로 남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신을 향한 패러디마저 ‘밈’(Meme)으로 포용하고 크리에이터에게는 ‘성덕’(성공한 덕후) 서사를 완성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역발상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