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회피하지 않겠다” 사과
판타지오 “관리 부족” 시인
1월 불복 입장서 전면 선회
모친 법인 설립 과정이 쟁점
상장사 판타지오 부담 가중
200억대 탈세 논란을 빚은 아스트로 멤버 차은우와 핵심 배경이 된 장어집.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룹 아스트로 멤버 차은우와 소속사 판타지오가 탈세 논란에 모두 고개를 숙였다. 기존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차은우와 판타지오는 8일 각각 입장문을 내고 관련 세금을 모두 납부했으며 회사의 관리 책임에서 비롯된 사안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차은우는 책임의 소재를 가족이나 회사가 아닌 자신에게 돌렸고, 판타지오는 내부 통제 시스템 미비를 원인으로 꼽았다.
차은우는 입장문에서 “저는 국세청의 절차와 결과를 존중하며 더 이상의 혼란이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 세금을 모두 납부했다”며 “제가 충분히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그 책임 또한 모두 저에게 있다. 어떠한 이유로 ‘몰랐다’거나 ‘누군가의 판단이었다’는 말로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법인 설립 경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차은우는 “활동 중 여러 변화와 혼란을 겪는 시기에 제 활동을 좀 더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법인을 설립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과정에서 충분히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저의 가족이나 회사가 아닌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판타지오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이번 일을 단순한 개별 사안이 아닌, 회사의 관리 책임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로 중대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안을 사전에 충분히 점검하지 못했으며 관리 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음을 엄중하게 인식, 반성하고 있다”며 “관련 절차에 성실히 임하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 시스템을 지속해서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입장은 1월에 내놨던 입장과 온도차가 있다. 차은우와 판타지오 모두 억울함을 호소하던 기존 입장을 180도 뒤집은 두 번째 사과문인 셈이다.
차은우는 지난 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200억원대 세금 추징을 통보받았다. 당시 판타지오는 “모친이 설립한 법인이 실질 과세 대상에 해당되는지가 주요 쟁점”이라며 “최종 고지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차은우 역시 “관계 기관에서 내려지는 최종 판단에 따라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며 국세청 결정에 불복했고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해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모친 법인의 페이퍼컴퍼니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데다 국세청 내 ‘중수부’로 불리는 조사4국이 직접 조사에 나섰다.
판타지오와 모친 법인 사이에 오간 거래 증빙이 실질 용역 없이 발행된 허위로 입증될 경우 조세포탈에 해당할 수 있으며, 포탈 세액이 10억원을 넘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거론될 수 있는 사안이다.
판타지오 또한 국세청으로부터 85억원의 추징금을 별도로 통보받은 상태다. 부가세 환급 등 혜택을 부당하게 누린 사실이 드러날 경우 조세포탈 공범으로 엮일 수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판타지오로서는 분식회계 쟁점으로 번질 수 있으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주주들의 집단 소송이 제기될 여지도 남는다.
이에 불복해 국세청과 맞설 경우 국세청이 이른바 ‘괘씸죄’를 적용해 차은우와 판타지오를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차은우가 국가 기관을 상대로 수년간 수백억원대 탈세 불복 소송을 벌이는 구도 역시 자충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금을 감면 받아도 소송전이 길어지면 이미지는 회복 불가 수준으로 망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