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요? 안써요, 기름값 무서워”서울 시내 대중교통 ‘북적’

입력 : 2026.04.09 11:48 수정 : 2026.04.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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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천원을 돌파하는 등 기록적인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도로 위 풍경이 바뀌고 있다. 유류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직장인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서울 도심 승용차 운행량이 눈에 띄게 줄어서다.

“차요? 안써요, 기름값 무서워”서울 시내 대중교통 ‘북적’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중동 사태 악화로 기름값이 폭등한 이후 시내 주요 간선도로의 평일 차량 통행량이 이전 대비 소폭 하락했다. 특히 강남대로, 올림픽대로 등 상습 정체 구간에서 자가용 주행 건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기준 서울 휘발유 가격이 2,017원을 기록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직장인 익명 앱 등에서는 “왕복 40km 출퇴근길 기름값만 한 달에 40만원 넘어 차를 세워두기로 했다”, “주말에도 나들이 대신 집 근처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 “차라리 지하철 편해” 대중교통 이용률 역대급

자가용 운행이 줄어든 빈자리는 대중교통이 채우고 있다.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는 고유가 사태 이전보다 한층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고유가 대응책으로 티머니 페이백 등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으며, 보건복지부 역시 대중교통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해 노인 일자리 활동 시간을 조정하는 등 파생적인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이동 수단도 ‘생존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풀’이 재등장해 주거지가 비슷한 동료끼리 기름값을 나눠 분담하는 카풀 문화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또 ‘자출족(자전거 출퇴근족)’ 증가하며 교적 단거리 출퇴근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자전거나 개인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선 하이브리드·전기차 관심이 급증돼 내연기관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중고차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과거 국제 유가가 급등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가용 운행 감소는 필연적 결과”라며 “다만 이번 고유가는 공급망 마비와 맞물려 있어, 단순히 운행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물류 비용 상승과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오는 13일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 중 공공시설봉사 사업단 28만 2,000명을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대중교통을 선택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출·퇴근 시간대 인파 밀집에 따른 어르신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조정안에 따르면, 해당 사업 참여자들의 활동 시작 시각은 기존보다 늦춰진 오전 10시 이후로, 종료 시각은 오후 4시 이전으로 변경된다. 이는 대중교통 혼잡이 극에 달하는 오전 7~9시와 오후 5~7시를 완전히 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유가 시대가 만들어낸 일상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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