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제공
북한이 여자축구에선 넘을 수 없는 벽이 됐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북한에 0-5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2승1패를 기록해 3전 전승을 내달린 북한에 이어 B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2일 개최국이자 A조 2위인 태국과 4강 티켓을 다툰다. 한국이 태국을 꺾는다면 4강에서 다시 북한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해당 연령대에서 북한에 4연패를 포함해 1승 7패로 상대 전적이 더욱 벌어졌다. 한국은 2024년 우즈베키스탄 대회에서도 준결승에서 북한에 0-3으로 패배했다.
남북의 실력차는 이날 경기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한국은 전반 30분까지 북한의 공세를 골키퍼 김채빈(광양여고)의 선방쇼로 잘 막아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37분 강류미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북한의 공세에 무너졌다. 전반 45분 박옥이에게 추가골을 허용한 뒤 1분 뒤 박옥이에게 재차 실점해 0-3으로 끌려갔다. 후반 들어 한국은 북한에 또 다시 골문이 열렸다. 후반 3분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에 들어가는 박일심의 올림피코골을 내준 데 이어 3분 뒤 허경에게 쐐기골까지 얻어 맞았다.
5골차 패배라는 결과도 충격적이지만, 그 내용은 더욱 처참했다. 한국이 북한에 내준 슈팅은 무려 32개. 골문을 향한 유효슈팅도 15개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단 1개의 슈팅도 때리지 못할 정도로 북한에 휘둘렸다. 같은 수준의 경기를 했다고 볼 수 없는 셈이다.
북한은 2년 전 17세 이하(U-17) 여자 아시안컵과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멤버들이 성장해 이번 대회 주축으로 올라섰다. 이날 한국을 상대로 5번째 골을 넣은 허경은 U-17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0-7 패)에서도 한국을 상대로 2골을 넣었던 선수다.
사실 한국이 여자축구에서 북한에 고전하는 것은 익숙해진 일이다. 성인대표팀을 살펴봐도 상대 전적에서 1승 4무 16패로 큰 차이가 있다. 유일한 승리는 2005년 8월 4일 동아시안컵(1-0 승)에서 나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북한이 10위, 한국은 19위다. 한국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먼저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여자 미래국가대표팀)을 만드는 등 여자축구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빠른 시일 내에 북한과 실력차가 좁혀지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