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이렌’에서 씬스틸러 칭호를 받으며 반전 연기를 펼친 배우 송이우. 소속사 제공
대본을 받은 순간부터 손을 놓지 못했다고 했다. “그녀를 사랑하면 죽는다”는 로그라인 한 줄이 그를 ‘세이렌’으로 이끌었다. 2003년 데뷔 이후 20여 년, 배우 송이우가 티빙 오리지널 ‘세이렌’에서 황숙지로 시청자의 가슴에 인장을 찍었다. 주인공 한설아(박민영)의 유일한 친구이자, 초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가 극 후반 조력자로 반전된 그 인물이다.
송이우는 최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세이렌’에서 시청자를 속인 건 연출만이 아니었고, 배우 스스로도 ‘의도’를 지웠다”며 연기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용의자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최대한 하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사건에 스며들지만, 의문이 가는 숙지로 보여지고 싶었죠.”
연기 전략을 묻자 그는 웃었다. “‘전략’이라는 말이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들리는데요, 극중 캐릭터에 최대한 몰입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에요.” 그가 내놓은 답은 단순했다. 대사의 흐름, 상황에 맞는 시선 처리, 자연스러운 호흡…. 계산보다 몰입을 택했다는 얘기다.
분량은 적었지만 존재감은 컸다. 그는 2회 등장만으로 ‘신스틸러’ 호칭을 얻었다. 정작 본인은 담담했다. “적은 씬에서 무언가를 남기겠다는 의식을 갖기보다는, 그 장면 안에서 숙지로 온전히 있으려 했어요.”
10회, 황숙지의 진심이 드러나는 씬에서 그는 딱 하나, 설아를 정말 아끼는 마음만 생각했다고 했다. 송이우는 “좀 웃기고 황당한 일을 벌이는 언니지만, 진심으로 설아의 평안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민영과의 호흡을 묻자 얼굴이 밝아졌다. “하얗고 예쁜 바비 인형이 떠올라요. 극 중 설아는 웃는 장면이 거의 없잖아요. 그래서 촬영 중간중간 웃긴 얘기를 많이 했어요.”
2003년 데뷔 인터뷰 당시 그는 “난 배우가 될 운명이었다”라고 말했다. 20년이 흐른 지금도 그 말은 여전히 유효할까. “흔들렸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지금도 배우라는 직업을 무척 사랑해요.”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쑥쓰러운 듯 웃음을 보탰다. “제가 그런 말을 했나요? 대체 왜 그랬을까요.하하”
터닝포인트 작품을 묻는 질문엔 솔직했다. “매 작품이 다 소중하지만…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지금 이 시점에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데뷔 20년 차 베테랑 배우의 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