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이렌’에서 씬스틸러 칭호를 받으며 반전 연기를 펼친 배우 송이우. 소속사 제공
그는 기다리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지 않았다. 해보고 싶었던 것을 배웠고, 경험을 쌓았고, 대본을 읽었다. 그렇게 기다리다 ‘세이렌’을 만났다. “로그라인이 ‘그녀를 사랑하면 죽는다’였어요. 그 문장이 너무 궁금하게 와닿았죠. 읽으면서 다음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작품을 좋아해요.”
송이우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티빙 오리지널 ‘세이렌’에서 황숙지를 연기한 배경을 털어놨다. 주인공 한설아(박민영)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극 초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 그러나 10회, 그는 설아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한 조력자였음이 드러난다.
“웃기고 황당한 일을 벌이는 언니처럼 보이지만, 진심으로 설아의 평안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 ‘진심’은 화면 밖에서도 이어졌다. 황숙지를 연기하는 내내 한 가지 질문이 따라다녔다고 했다. 그는 “좋은 친구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캐릭터”라면서 “애정하는 사람의 슬픔을 감싸주고, 온전히 그 편에 서주는 마음. 그게 숙지가 저에게 남긴 것”이라고 했다.
공백기를 어떻게 보냈냐고 묻자 그는 특유의 유쾌함으로 답했다. “쉬면서 기다리거나, 기다리면서 쉬거나죠, 뭐. 그 시간을 아깝지 않게 보내려 해요. 언젠가 그 경험이 빛을 발휘할 수 있도록요.”
그는 그간 연기한 스크린 속 강인한 여성들과 비교해 실제 본인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송이우는 “강인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어쩌면 무던한 사람일 거다. 재미있고 웃긴 걸 좋아하고, 장난기도 많다. 즉흥적이고 즐거움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제가 바라는 저는, 좋은 에너지를 가진 친절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배우라는 직업이 자신의 바람에 닿아 있다고 했다. “극 중 연기하며 다양한 경험으로 살아갈 수 있잖아요. 단면적으로 생각하기보다 넓고 크게, 섬세하게 살피게 되는 거 같아요.” 2003년 데뷔 후 20년을 버텨온 힘이 바로 그것 이었을까. 그는 ‘세이렌’ 종영 소감에서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직 못 해본 게 너무 많아요. 제가 어떤 장르를 하면 어떻게 표현할지, 제 자신이 궁금해요.” 20년 차 배우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놀랍도록 설레는 문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