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태양. KIA 타이거즈 제공
인정은 했다. 올시즌 부쩍 좋아진 것을. 그러나 “아직은 스스로 말할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KIA 베테랑 우완 이태양은 올시즌 많은 것이 바뀌었다. 공을 던지는 방법도, 결과도 달라져 있다. 최근 기존 불펜 필승조인 정해영과 최지민은 부진, 전상현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동안 승부처마다 등판하며 팀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켰다.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 이태양은 이제 7경기에 등판했을 뿐이지만 1승 2홀드 평균자책 0.90을 기록 중이다. 10이닝을 던지며 6안타만을 허용해 피안타율 0.176, WHIP 0.80의 견고한 수치를 곁들였다.
이태양은 던지는 동작이 달라져 있다. 보통 투구폼으로 통하는 ‘딜리버리 동작’이 빠르고 간결해졌다. 전처럼 큰 투구폼으로 밸런스를 잡는 대신 중간 동작은 줄이고 릴리스 포인트에서 순간적으로 힘을 쓰고 있다.
최고구속이 벌써 147㎞까지 나왔다. 올시즌 첫 1군 등판이던 지난 3일 광주 NC전에서는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1.6km에 머물렀지만, 최근 등판이던 지난 17일 잠실 두산전에선 패스트볼 평균구속도 145.2㎞까지 올라왔다.
KIA 이태양. KIA 타이거즈 제공
이태양은 “4월인 것을 고려하며 ‘과속’하는 느낌”이라고도 했지만, 구속 자체보다는 볼끝에 힘이 붙은 것을 본인이 먼저 느끼고 있는 것에 의미를 뒀다. 예컨대 TV 중계 화면에 패스트볼 무브먼트가 보이는 것처럼 투수 본인도 공 하나하나를 던질 때마다 ‘볼끝의 생기’를 체감한다고 했다. 이태양은 포크볼과 슬라이더 등 유인구 레퍼토리가 다양한 선수다. 패스트볼이 살아나면서 타자의 시야에 잡히는 변화구들도 훨씬 더 혼란스러운 구종이 됐다.
1990년생으로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이태양은 한화에서 뛰던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변신을 선택했다. 팀내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배들을 통해 여러 자문도 구했던 모양이다. 이태양은 “내가 먼저 달라져야 다시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시즌 중 그렇게 던지는 법을 바꿨다”고 말했다.
KIA 이태양. KIA 타이거즈 제공
다만 이태양은 개막 이후 지금까지 행보를 두고 더 이상의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자평을 하려면, 오래도록 꾸준한 성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태양이 그래서 살짝 덧붙인 것은, 스스로 평가의 기준점으로 삼은 시점이다. “올해 8월까지 잘한다면, 그때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일종의 8월의 약속. 여름 승부의 마지막 구간인 8월을 이겨내면 성공적인 시즌 완주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였다. 지난 주말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태양은 말은 최대한 아꼈다, 그러난 눈빛으로는 말하고 있었다. “할 수 있을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