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성영탁(왼쪽)과 삼성 장찬희. 각 구단 제공
요란한 타고투저 흐름서
이달 들어 급격히 ERA 하락
각 팀 마운드 전력 강화에
외인·젊은 투수들 성장 영향
■ 풍경 1
‘엘롯라시코’의 올 시즌 출발은 새로웠다. 지난 14일 잠실 첫 맞대결에서 LG가 2-1로 승리하자, 15일에는 롯데가 2-0으로 받아쳤다.
이틀 연속 투수전이었다. LG 송승기가 6이닝 무실점, 롯데 김진욱이 6.2이닝 무실점으로 맞섰다. 다득점 난타전이던 기존 ‘엘롯라시코’와는 결이 달랐다.
■ 풍경 2
지난 11일 잠실 SSG-LG전. 9회초 2사에서 김재환이 유영찬의 초구를 받아쳐 큰 타구를 만들었다.
동점 홈런이 예상된 순간, 타구는 급히 떨어지며 홍창기의 글러브에 잡혔다. 타구 속도 164㎞, 발사각 32도였다.
트래킹 데이터상 홈런성 타구였지만 잡히면서, 현장에서는 ‘탱탱볼 이슈’를 잠재울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타고투저를 화두로 요란하게 시작한 시즌이었다. 지난 4일 기준 35경기에서 리그 평균자책은 5.48로, 지난해(4.27)는 물론 2018년(5.11)보다도 높았다.
그러나 흐름은 빠르게 바뀌었다. 지난 5일 이후 57경기 평균자책은 3.96으로 낮아졌고, 시즌 평균도 4.54로 진정됐다.
KBO는 공인구 반발 계수가 기준 범위(0.4034~0.4234) 내인 0.4093이라고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편차 논란이 남아 있지만, ‘탱탱볼 이슈’는 일단 잦아든 분위기다.
리그 평균자책 하락은 각 팀 마운드 전력 강화 영향으로 보인다. 아시아쿼터 투수들이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개막 초 주목받지 못했던 젊은 투수들이 빠르게 전력화하고 있다.
LG 우강훈, 삼성 장찬희, 롯데 박정민, NC 이준혁·임지민 등 불펜에서 새로운 이름들이 줄이어 등장했다.
선발에서는 롯데 김진욱(평균자책점 1.86)과 두산 최민석(4경기 3승·1.14)이 두각을 나타내며, 개막 초와는 다른 구도를 만들고 있다.
마운드 리스크를 안고 있던 팀들이 고비를 넘긴 것도 타고투저 현상 완화의 배경이다. KIA는 필승조 공백 속에서도 최근 10경기 불펜 평균자책점 2.48로 1위, 삼성도 2.49로 2위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외인 에이스는 없지만, 대부분의 외인 투수가 안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부상 외인을 빠르게 대체하는 단기 외인 제도 역시 리그 안정화에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타고투저 흐름이 투고타저로 급히 바뀌면서 팀 구도를 가르는 투수 지표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외인 투수 부진으로 출발했던 LG는 어느새 팀 평균자책점 1위(3.60)에 올라섰다. KT(3.95), 삼성(4.17)이 뒤를 잇는 가운데 4월 판도는 이들 3팀의 3강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