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그리노 마타라초 감독. AP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소시에다드가 인공지능(AI)의 ‘부정적 평가’를 뒤집고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례가 공개됐다.
구단 회장 호킨 아페리바이는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라디오 카데나 세르와의 인터뷰에서 “시즌 초 펠레그리노 마타라초 감독 선임을 검토하며 AI에 자문했지만, ‘적합하지 않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마타라초 감독은 부임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이끌며 유럽 5대 리그 구단에서 트로피를 차지한 첫 미국 출신 감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페리바이 회장은 “스포츠 디렉터 에릭 브레토스가 강하게 추천했지만, 나는 AI의 부정적 답변까지 겹쳐 확신이 없었다”며 “결과적으로 브레토스를 믿은 것이 옳았다”고 말했다.
마타라초 감독은 미국 뉴저지에서 성장한 이탈리아계 지도자로, 과거 분데스리가의 슈투트가르트와 호펜하임을 이끌었지만 스페인 축구 경험은 없었다. 그는 첫 면담에서 구단과 선수단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제시하며 신뢰를 얻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후 AI의 평가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소시에다드가 준결승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꺾은 뒤 다시 질의하자, AI는 “훌륭한 선택”이라고 답했다고 아페리바이가 밝혔다.
성적 반등도 뚜렷하다. 소시에다드는 마타라초 부임 당시 리그 17경기에서 승점 17점에 그치며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이후 14경기에서 승점 25점을 추가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현재는 7위로, 5위 레알 베티스와 승점 4점 차를 유지하며 유럽대항전 진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이번 사례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축구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시대에도, 최종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