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강의 K팝 댄스

브래드 피트의 딸 ‘샤일로’와 ‘사코 마키타’…K팝을 완성하는 퍼포먼스 시스템

입력 : 2026.04.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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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로 졸리, ‘What’s a Girl to Do’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 캡처. 사진캡처|스타쉽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

샤일로 졸리, ‘What’s a Girl to Do’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 캡처. 사진캡처|스타쉽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

샤일로 졸리(Shiloh Jolie)가 K팝 시장에 등장했다. 그녀는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와 브래드 피트(Brad Pitt)의 생물학적 딸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E! News’의 보도에 따르면, 샤일로는 현장에서 자신의 배경을 공개하지 않은 채 다른 참가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퍼포먼스만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신분을 숨기기 위해 ‘샤이(Shi)’라는 가명으로 오디션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일로의 춤 실력은 브래드 피트가 미국 연예 매체 ‘엔터테인먼트 투나잇(Entertainment Tonight, ET)’과의 인터뷰에서 “It brings a tear to the eye(눈물이 날 정도다)”라고 말하며 처음 언급된 바 있다.

그녀가 K팝 댄스로 참여한 작품은 우주소녀 다영(WJSN Dayoung)의 ‘What’s a girl to do’ 뮤직비디오다. 대중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샤일로에게 향했고, 필자의 시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영의 오른쪽 뒤편, 링 귀걸이와 입술 피어싱. 샤일로의 등장은 짧지만 강렬했다.

하지만 이 장면을 조금 다르게 보면,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드러난다. 다영의 뮤직비디오는 지금 K팝 안무가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떤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처럼 읽힌다. 예전의 K팝 안무가 결과물로 수출됐다면, 이제는 그 제작 단계부터 국경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다영의 뮤직비디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유명인의 딸이 등장했다”라는 가십이 아니라, K팝 퍼포먼스가 글로벌 오디션과 해외 댄서 참여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안무의 생산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아일릿의 ‘Bubee’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이어진다.

이 곡은 TV 애니메이션 ‘마법의 자매 루루토리리’의 오프닝 주제곡으로, 안무는 일본 안무가 사코 마키타가 맡았다. 그녀는 J팝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안무를 맡아 챌린지 유행을 주도해 온 안무가로, ‘Bubee’의 퍼포먼스 역시 친구·연인·가족이 함께 즐기는 챌린지다.

사진제공|빌리프랩(하이브)

사진제공|빌리프랩(하이브)

이번 컬럼에서 소개된 두 사례는 하나로 이어진다.

K팝은 더 이상 한국 안에서 완성돼 해외로 수출되는 단순한 문화 상품이 아니다. 이제는 여러 나라의 창작자와 퍼포머를 거쳐 만들어지고, 다시 전 세계 이용자들이 따라 하며 완성되는 참여형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팬은 이제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안무를 완성하는 마지막 요소다. K팝 댄스는 더 이상 스타만의 것이 아니다.

K팝 산업의 본질을 꿰뚫어 보기 위해 ‘누구를 캐스팅했는가, 어느 나라 안무가가 만들었는가, 어떤 플랫폼에서 퍼졌는가’를 모두 걷어내 보자. 남는 것은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한 동작, 함께 맞추고 싶게 만드는 하나의 리듬이다. 생산 구조가 글로벌화되고, 유통 구조가 숏폼 중심으로 재편될수록, 마지막에 남는 것은 더 선명한 몸의 언어다. 그것이 지금의 K팝을 완성하는 퍼포먼스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11회차를 마무리하며, K팝은 더 이상 특정 국가나 기업의 결과물이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와 장르, 그리고 협업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시스템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따라 하고 싶게 만들었는가다. 이 흐름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 기획사의 경계 또한 재편되길 바라며, K팝 퍼포먼스 시스템이 더욱 건강하고 확장된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재)좋은예술문화재단 ‘공연과 사람’ 연구소장 | 레오 강

(재)좋은예술문화재단 ‘공연과 사람’ 연구소장 | 레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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