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민. KT 위즈 제공
KT 이강민(19)은 복덩이 그 자체다. 고졸 유격수가 입단 첫해부터 1군 한자리를 꿰찼다. 개막 후 20경기 모두 선발 유격수로 출장했다.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시작되면서 타격 페이스가 시즌 초반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찬스에서 특히 강하다.
사령탑은 그런 고졸 신인이 그저 흐뭇하다. 22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아주 야물딱지다”고 이강민을 칭찬했다. 이강민은 전날 KIA전 8회말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강민의 타점으로 KT는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10회말 김민혁의 끝내기 홈런으로 KIA를 6-5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KT는 9일 만에 리그 1위로 복귀했다.
이 감독은 확실한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갔기 때문에 동점타를 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강민은 8회 조상우의 4구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앞서 들어온 공 3개도 모두 슬라이더였다. 이 감독은 “잘 들어온 공이었는데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으니까 친 거다. 요즘 직구를 안 준다. 다 변화구다. 처음에는 계속 당했는데 이제는 본인도 아는 거 같다. 딱딱 노리고 들어가더라”고 했다.
노림수에 배짱까지 갖췄다. 이 감독은 “언젠가 2아웃 만루였나 2볼에서 아주 높은 공이 들어왔는데 방망이를 돌리더라. 그거 보고 ‘너 야구 잘하겠다’고 칭찬했다. 신인이 그 상황에서 밀어내기를 기대하지 치려고 잘 안 한다. 그런데 턱도 없는 하이볼에도 방망이가 나가더라”고 웃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에 움츠러들지 않고 제 스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이강민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어느덧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 김하성(애틀랜타) 그리고 이강민이 나온 유신고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신인이지만 좀처럼 움츠러들지 않는 이강민을 두고 김하성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신인 때부터 당돌했다. 삼진을 먹어도 고개 숙이지 않았다. 그런 친구가 야구를 잘한다”고 했다.
다만 이강민이 김하성처럼 외향적인 유형은 아니다. 차분 침착한 성격이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유신고 출신 대다수 선수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김주원(NC)도 그런가? 최정(SSG)도 아주 조용하고. 신재인(NC), 오재원(한화)도 조용한 성격인가. 유신고 출신들이 다 그러네”하면서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뿐 아니라 KT 소속으로 유신고를 나온 소형준, 박영현 역시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들이다.
이 감독은 마침 곁을 지나던 이강민을 부르더니 “학교에서 인성 교육을 강조하느냐”고 물었다. ‘감독, 선배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이강민의 말에 이 감독이 “좋은 학교다”하며 다시 웃었다. 그리고는 “광주일고 같은 학교네”하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 감독은 광주일고 60회(1985년) 졸업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