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박성한이 지난 4월21일 대구 삼성전에서 안타를 친 뒤 달려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한(28·SSG)은 5일까지 타율 0.414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유일의 4할 타자다.
올시즌 개막전부터 2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며 역대 최초의 기록을 세우고 출발한 뒤 그 페이스를 유지해왔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의 백인천이 유일하게 가진 타율 4할 기록은 신기루와 같다. 8월말까지 4할을 유지하고선 마지막에 미끄러졌던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을 제외하면 한여름에 4할을 찍어본 타자도 없다.
대부분 4월까지 타율이 치솟았던 타자들도 5월 중 그 기세가 가라앉는다. 근래 들어 5월을 4할 타율로 시작한 타자는 2022년 한동희와 2023년 김현수가 있었다. 한동희도 그해 개막 8번째 경기부터 19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기세를 올려 4월을 타율 0.427로 마쳤고, 김현수도 딱 0.400로 4월을 마쳤다. 이후 5월초에 모두 내려왔다.
사실 박성한의 페이스도 한풀 꺾였다. 22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 종료된 뒤 2경기 연속 침묵했지만 다시 멀티 안타를 치며 0.441로 4월을 마쳤던 박성한은 지난 3일 롯데전에 이어 5일 NC전에서도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타율이 내려가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박성한이 처음으로 발자취를 남긴 4월의 4할을 의미있게 볼 수 있는 사례가 있다.
장성호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22경기 연속 안타를 쳤던 타자 중 한 명이다. KIA에서 뛴 2001년 8월10일부터 9월8일까지였다. 박성한과 반대로 시즌 말미였다.
장성호는 “매일 안타를 치다보니 이어가려고 유니폼 입는 순서부터 출근길, 연습 배팅 개수까지 루틴을 엄청 지켰다. 마지막을 정해놓고 도전하는 목표가 아니라 매일 경기로 이어지는 기록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기간에는 타석에서 집중력이 굉장히 좋았다”며 “그래서인지 기록이 끝나니 허탈하고 전처럼 매타석 집중력 가져가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그 시즌 이후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호는 지금은 20명이나 된 통산 2000안타 대열에 역대 3번째이자 역대 최연소로 이름을 올렸던, 2000년대 리그 최고의 교타자다. 데뷔 이후 바로 주전으로 뛰며 3할 타율을 꾸준히 쳤지만 타점은 1999년 62개가 최고였던 장성호는 22경기 연속 안타를 친 2001년에 97타점으로 뛰어올랐다. 이듬해 타율 0.343에 95타점을 쳤고, 2003년 105타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타점을 돌파했다. 22경기 연속 안타를 친 그 시즌 이후 기량이 정점으로 올라갔다.
박성한은 2017년 데뷔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뛰면서 꾸준히 준수한 타격 성적을 남겼다. 타율 3할에도 두 차례 진입했고, 출루율도 매년 0.370 이상을 기록해왔다. 박성한도 타점은 67개(2024년)가 최고였지만 올해는 31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5일 현재 이미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SSG 박성한. SSG 랜더스 제공
박성한은 5일 현재 타율과 안타(48개), 출루율(0.517)에서 1위다. 득점 2위(28개), 장타율 3위(0.595)로 타격 전반에서 빼어난 성적으로 출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까지 2시즌 남았다. 사실상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즌이 올해다. 유격수 포지션 강점까지 더해 FA 최대어에 도전하기 위한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장성호 위원도 “당분간 유격수에서 대형 FA가 나오기 쉽지 않은데, 단순히 지금 성적에 만족하기보다는 여기서 조금 더 성적을 내면 몸값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선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타율 순위에서는 2위 오스틴 딘(0.367), 문성주(0.366), 최형우(0.355) 등이 붙어있고 박성한만 거리를 두고 앞서 있다. 곧 4할에서 내려오더라도 그 타율 경쟁은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역대 타격왕에 오른 유격수는 4할 근처까지 갔던 1994년의 이종범(0.393)과 2017년 김선빈(KIA·0.370)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