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트라우트가 돌아왔다 “야구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

입력 : 2026.05.0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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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우트. 게티이미지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우트. 게티이미지

21세기 최고 타자로 불리던 마이크 트라우트(35·LA 에인절스)는 2024시즌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29경기 출장에 그쳤다. 2020~2024년 트라우트는 5시즌 319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20대 시절 거의 매 시즌 전 경기 가까이 소화했는데 서른 줄로 접어들면서 지긋지긋한 부상에 시달렸다.

2025시즌 모처럼 130경기를 나갔지만 전성기와 비교해 성적이 반 토막 났다. 타율 0.232에 OPS는 0.797까지 떨어졌다. 2012년 풀타임 데뷔 이후 트라우트가 시즌 OPS 0.8을 밑돈 건 처음이었다. 모두가 트라우트의 시대는 이제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30대 중반 베테랑의 반등을 기대하는 이는 없었다.

2026년, 우리가 알던 트라우트가 돌아왔다. 5일까지 35경기에서 벌써 10홈런을 때렸다. 지난 14~17일 뉴욕 양키스 원정 4연전에서는 전 경기 홈런을 때려내며, 양키스타디움 원정에서 나흘 연속 홈런을 기록한 역사상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기준 트라우트는 출루율 0.422로 리그 5위다. 리그 최다인 34볼넷을 골라냈다. 출루율이 워낙 높아 타율 0.250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장타와 볼넷의 힘을 앞세워 전성기 수준에 준하는 OPS 0.955를 기록 중이다.

‘에이징 커브’ 회의론의 한가운데에서 트라우트는 지난겨울 변화를 택했다. 일주일에 상·하체 운동을 2번씩 번갈아 하고, 수·토·일요일은 휴식하던 루틴을 뜯어고쳤다. 매일 꾸준히, 과거의 고중량 운동 대신 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식습관도 바꿨다. 영양사를 따로 고용했고, 잠들기 전 소파에 앉아 정크푸드를 먹던 습관도 줄였다. 20대 시절 트라우트는 그렇게 먹어도 문제가 없었지만, 30대 중반이 된 이후로는 그렇게 하고서는 버텨낼 수 없었다. 꾸준한 식이요법으로 4㎏가량을 감량하면서 전성기 시절 104㎏까지 체중을 맞췄다.

몸이 가벼워지자 다리와 무릎 상태가 달라졌다. 봄 훈련 기간 트라우트는 전성기 시절 스프린트 속도를 되찾으려 했고, 리그 최상위권 수준인 초당 30피트(약 9.14m)를 달리며 목표를 달성했다. 무릎 수술 여파로 2025년 초당 스프린트 27.9피트(상위 62%)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등이었다.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크게 건강해졌다. 경기 후에도 두 어린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 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커트 스즈키 신임 감독에게 원래 포지션이던 중견수 복귀를 요청했다. 수비 부담을 줄이자는 의도로 수년 전 코너 외야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부상을 막지 못했고 오히려 과거 같은 활력만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명타자로 106경기, 우익수로 22경기 선발 출장했던 트라우트는 올해 35경기 중 31경기를 중견수로 나섰다.

트라우트는 ESPN 인터뷰에서 “(최근 몇 시즌) 몸이 좋지 않았을 때 ‘즐거움(fun)’이란 단어를 생각하곤 했다. 무언가 나를 막고 있어서 온전한 상태가 아닌 채로 그라운드에 나간다는 건 정말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모든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 나는 항상 이 게임을 즐긴다. 내가 어떤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도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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