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염경엽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시즌 초반부터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난을 겪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이호준 NC 감독은 6일 “이런 시즌이 있었나. 갖가지 사유로 경기 중에 다치는 선수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의아해했다. NC도 경기 중 투구에 맞아 손목이 골절된 김휘집을 비롯해 권희동, 서호철 등 주전 타자들이 현재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에이스 라일리 톰슨은 시범경기에서 부상당한 뒤 개막 한 달 여 만인 이날 시즌 첫 등판에 나서기도 했다.
이호준 감독이 던진 물음표는 비단 NC 얘기가 아니다. 리그에 부상이 쏟아지고 있다. 마치 폭탄돌리기 하듯, 구단마다 돌아가며, 핵심선수들만 골라 다치는 것이 시즌 초반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선발들이 줄부상 당한 한화처럼, 경기 운영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악재에 몰린 팀이 많다. 구단들은 허둥댈 수밖에 없다. 원래 시즌 중 부상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시즌 초반 한꺼번에 닥친 악재에는 어느 구단이라도 순조롭게 대처하기는 어렵다. 긴급히 움직이다보니 별 일이 다 생긴다. 곤란한 상황에 몰려 남몰래 눈물 한 바가지 쏟는 팀들도 있다.
고우석이 지난 3월 WBC 대만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LG가 대표적이다.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손주영, 4번 타자 문보경까지 다친 LG는 마무리 유영찬의 공백도 안고 있다. 유영찬은 팔꿈치 미세골절로 수술,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우승 싸움을 해야 하는데 마무리 공백이라는 치명타를 안게 된 LG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외롭게 싸우는 고우석(디트로이트)을 복귀시키려 시도했다. 마침 최근 구위도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고우석은 포스팅으로 미국에 가 리그 복귀시에는 LG로 와야 하지만 현재 엄연히 디트로이트 소속이다. 상대 구단 그리고 선수 의중까지 굉장히 깊은 논의가 필요한 문제다. 차명석 단장이 전격 미국 출국한 것은 최소한의 ‘교감’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올 때가 됐다” “전부터 준비했다”는 사령탑의 발언도 나와 고우석의 복귀 발표는 이미 초읽기가 돼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작 고우석이 복귀를 거절했다. 다시 ‘도전’을 택하면서 차 단장은 빈손으로 귀국했다. 김칫국을 들이켠 LG는 시선만 잔뜩 끌고 마무리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케니 로젠버그.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은 단기대체선수를 영입만 해놓고 허송세월 중이다.
선발 투수 네이선 와일스가 어깨 부상을 당하자 지난 4월21일 케니 로젠버그를 5만 달러에 영입했다. 지난 시즌 영입했다가 부상으로 7월에 결별한 로젠버그를 재영입하며 빠르게 공백을 채우려 했으나 대실패 중이다. 영입을 발표한 날로부터 보름도 더 지났지만 비자를 받지 못해 로젠버그는 아직도 미국에 있다. 단기대체선수의 계약기간은 6주다. 곧 비자가 발급된다고 해도 로젠버그가 미국에서 입국한 뒤 점검하고 등판하려면 계약기간의 절반 이상을 날리게 된다.
빠르게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예상 못한 비자 변수에 뒷통수를 맞은 키움은 당황하고 있다. 키움은 멀쩡한 선발이 외국인 투수 둘과 하영민뿐인 채로 안우진을 재활등판 식으로 합류시켜 출발했다. 한동안은 안우진의 등판 간격을 지켜줘야 하는 데다 최근 하영민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현재 키움의 선발 로테이션은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NC에서 뛴 드류 버하겐. NC 다이노스 제공
앞서 개막 전에는 메디컬 이슈로 타 구단과 계약 철회된 선수를 영입한 구단도 있었다.
NC가 지난 3월 시범경기 중 부상당한 1선발 라일리의 대체선수로 영입했던 드류 버하겐은 당초 SSG와 올시즌 계약했지만 메디컬테스트 결과로 결별한 선수다. 구단과 선수간 이견이 있었던 터라 선수는 건강함을 입증해보이고자 했다. 당장 사정이 급한 NC는 몸에 문제만 없다면 수준급 투수라고 판단해 버하겐과 6주 계약을 하는 용감한 선택을 했다.
다행히 버하겐은 문제 없이 로테이션을 돌았다. 4월2일 롯데전부터 지난 2일 LG전까지 6경기에 등판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1승을 거뒀지만 3차례 조기강판 했고, 마지막 등판이었던 2일 LG전에서는 1.2이닝 1피안타 5사사구 4실점으로 물러나 패전을 안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