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이 6일 광주 KIA전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39)은 6일 광주 KIA전 마치 교본과도 같은 피칭을 했다. 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6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마운드 붕괴와 함께 추락하던 한화를 온몸으로 떠받쳐 올렸다.
7-2 팀 승리 후 류현진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 투수들에게 묵직한 한 마디,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류현진은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네모 안(스트라이크 존) 안에 자신 있게 공을 던지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다들 구속도 빠르고 정말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다. 좀 더 자신 있게 던지면 좋겠다”고 했다. 류현진은 “투수는 맞는 게 직업이다. 맞는 걸 어려워하면 안 된다. 그런 만큼 네모 안으로 공을 더 많이 던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주고 있다”고 했다.
물론 모두가 류현진처럼 던질 수는 없다. 류현진처럼 던질 수 있는 건 지금 리그를 통틀어도 류현진뿐이다. 기술적으로 한화 다른 투수들을 류현진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단 존 안으로 공을 던져야 한다는 철칙을 떠올리지 못한다면 경기 성립자체가 되지 않는다. ‘투수는 맞는 게 직업’이라는 류현진의 한 마디가 그래서 새삼 중요하다.
이날 류현진은 그런 모범을 보여줬다. 1회초 류현진은 KIA 김도영을 상대로 초구 몸쪽 직구를 던졌다가 2루타를 맞았다. 3회 2사 후 주자를 2루에 두고 김도영을 다시 만났다. 앞선 타석 장타를 맞았지만, 류현진은 망설임 없이 초구 직구를 다시 존 안으로 꽂아 넣었다.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고,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리그 홈런 1위 김도영을 잡아냈다.
한화 류현진이 6일 광주 KIA전 선발 등판해 호투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이번 시즌 한화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7.1㎞다. 문동주, 김서현 등이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는데도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그 빠른 공을 존 안으로 집어넣질 못하니 의미가 반감된다. 한화는 이날까지 팀 볼넷 162개로 리그 최다다. 2번째로 많은 SSG(144개)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9이닝당 볼넷(BB/9)은 5.12개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개를 넘는다. 36이닝 동안 불과 5볼넷만 허용한 류현진의 기록을 제외하면 팀 BB/9이 5.67개까지 치솟는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을 앞둔 후배 문동주를 향해서도 무서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류현진은 “(문동주가) 정말 많이 울더라. 살면서 그런 수술은 처음이니까 좀 무서웠던 것 같다”면서 “수술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냥 잠만 자고 일어나면 수술은 잘돼 있을 것이고, 중요한 건 그다음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활은 당연히 힘들다. 처음에는 통증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 통증을 이겨내고 빠르게 넘긴다면 잘 될 거다. 재활은 지루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걸 잘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류현진 그 자신이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4년 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평균자책 1위에 사이영상 2위로 생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한화 다른 후배 투수들과 또 다른 의미에서 문동주에게 류현진은 살아있는 교본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