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FC 손흥민이 7일 북중미 챔피언스컵 4강 2차전에서 톨루카에 완패한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AP연합뉴스
손흥민(34·LAFC)이 멕시코 고지대에서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며 혹독한 패배를 맛봤다. 다음달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에 고지대 적응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손흥민이 이끈 LAFC는 7일 멕시코 톨루카의 네메시오 디에스 레이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준결승 2차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지난달 30일 준결승 1차전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던 LAFC는 2차전 0-4 패배로 1·2차전 합계 스코어 2-5로 밀려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손흥민과 LAFC는 해발 2670m에 자리 잡은 ‘악마의 집’이라고 불리는 고지대 경기장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완패했다. LAFC는 전반을 잘 버텼으나 후반에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대량실점했다.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고 경기 막판 실수로 쐐기골까지 내주며 뼈아픈 고지대 경험을 했다.
LAFC 손흥민이 7일 북중미 챔피언스컵 4강 2차전에서 톨루카 브루노 멘데스를 등지고 볼을 차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톨루카는 공기 저항이 적어 슈팅이 더 멀리가고 강력해지는 홈 구장 이점을 살려 무려 31개의 슈팅(유효슈팅 15개)을 쏟아내며 LAFC를 몰아세웠다.
반면 LAFC는 손흥민을 최전방에 놓고 ‘선수비 후역습’ 작전으로 맞섰다. LAFC는 전반 8분 만에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드니 부앙가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달려들며 때린 오른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재차 티모시 틸먼이 슈팅했으나 골대 위로 떠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반격에 나선 톨루카는 전반 20분 마르셀 루이스의 중거리포가 LAFC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손에 맞고 왼쪽 골대를 때리더니 전반 34분 니콜라스 카스트로의 중거리포 슈팅마저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며 ‘골대 불운’을 겪었다. 이후에도 박스 밖에서 기회가 생기면 중거리슛을 아끼지 않았다.
전반을 잘 버틴 LAFC는 후반 초반 뼈 아픈 페널티킥 허용으로 무너졌다. 후반 2분 톨루카의 엘리뉴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LAFC 수비수 라이언 홀링스헤드의 발에 차여 넘어졌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엘리뉴가 키커로 나서 후반 4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LAFC와 톨루카 선수들이 7일 북중미 챔피언스컵 4강 2차전을 치르기 전 불꽃이 터지는 가운데 도열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세가 오른 톨루카는 후반 13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에베라르도 로페스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때린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가 또다시 골문을 흔들며 승기를 잡았다.
연장 승부로 끌고 가기 위해 1골이 필요했던 LAFC는 후반 41분 수비수 라이언 포티어스가 퇴장당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LAFC는 수적 열세에도 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며 수비가 헐거워졌고, 톨루카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에 파울리뉴가 잇달아 골을 터뜨렸다. 특히 4번째 골은 손흥민이 드리블하다 뺏긴 뒤 곧바로 실점을 허용했다. 안방에서 LAFC를 완파한 톨루카는 멕시코 클럽인 티그레스 UANL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투게 됐다.
손흥민은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몸놀림이 무거워 보였고, 체력도 빨리 소진된 듯 후반전에는 기동력이 현저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통계매체 풋몹으로부터 팀내 최저인 평점 5.3점을 받았다.
톨루카 선수들이 7일 북중미 챔피언스컵 4강 2차전에서 LAFC를 꺾고 결승행에 성공한 뒤 홈팬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손흥민의 고지대 고전은 축구대표팀에도 큰 숙제를 남긴다. 대표팀은 이번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2차전을 해발 1571m의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치른다. 이에 대한 적응을 위해 오는 18일 미국 솔트레이크로 이동해 약 2주간 사전캠프를 진행한다. 2차전에서 만나는 개최국 멕시코가 이미 자국 선수들을 불러 소집훈련에 들어간 가운데, 대표팀의 고지대 적응이 대회 성패를 가를 열쇠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