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리그 두산 베어스 대 LG 트윈스 경기. 8회 초 1사 2,3루 때 두산 박지훈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이 LG를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둔 7일,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두산 박지훈(26)이었다. 9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지훈은 팀이 0-1로 끌려가던 8회초 1사 2·3루에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결국 팀이 3-2로 이겨 박지훈의 안타가 결승타가 됐다.
그런데도 박지훈이 경기를 마치고 마음껏 웃지 못한 건 8회말 상황 때문이다. 팀이 3-1로 앞서던 8회말 무사 3루 위기에서 LG 오지환이 1루 앞 땅볼을 쳤는데 박지훈은 이 공을 잡아 1루 베이스를 밟는 대신 3루로 뿌렸다. 1사 3루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 무사 1·3루가 됐다. 1사 1·3루에서는 땅볼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1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3-2 승리는 지켰지만 박지훈은 끝나고도 마음의 짐을 떨치지 못했다.
사실 박지훈이 올 시즌 팀에서 맡은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야구에 임하는 자세도 좋고 수비와 공격, 작전에 두루 능하다는 게 사령탑의 평가다.
내야수지만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본격적으로 외야 훈련을 시작했고 올 시즌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출전하고 있다. 비시즌 기간부터 이어진 좌익수 주전 경쟁을 뚫고 개막전부터 좌익수,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후에는 3루수로, 최근에는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 콜업돼 타율 0.451(42타수 19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젊은 선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인데 박지훈은 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박지훈은 7일 경기를 마치고 “나 하나 때문에 팀이 이기고 나 하나 때문에 팀이 질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 경기였다”며 “(8회말) 박치국 형이 괜찮으니까 남은 경기 잘 막아달라고 격려해주셨고 박찬호 형은 내 적시타 때문에 팀이 리드하고 있으니 의기소침해하지 말고 마무리 잘하자고 해주셨다. 정말 천당과 지옥을 다녀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박지훈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고 작전 수행 능력 차원에서 강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팀에 빈 자리가 생기면 들어가서 좋은 활약을 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감독님과 코치님이 많이 믿어주시는 것 같아서 보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말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라는 걸 각인시키기 위해서 여러 포지션 훈련을 힘들지만 잘 수행하고 있다. 많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도 보였지만 그 경험이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