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전설’ 이응진 감독도 일어섰다…‘오해’ 끝난 뒤 ‘잘해’ 감동, ‘기립박수’

입력 : 2026.05.10 09:36 수정 : 2026.05.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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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진 본부장(사진 왼쪽)과 배우 이주화(오른쪽)

이응진 본부장(사진 왼쪽)과 배우 이주화(오른쪽)

연극 ‘오해’의 마지막 장면이 끝나자 객석은 잠시 숨을 삼켰다. 곧이어 관객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짧은 침묵 뒤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샛별 역의 배우 이주화를 비롯한 배우들은 한동안 무대에서 박수세례를 받았다. 온몸을 던진 열연으로 몸 곳곳엔 검은 멍이 남았지만, 객석에서 밀려오는 박수에 배우들은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9일) 기립박수를 보낸 관객 가운데는 한국 드라마계의 ‘전설’ 이응진 전 KBS 본부장도 있었다.

이응진 본부장은 배용준, 최수종 등이 출연한 국민드라마 ‘첫사랑’의 연출자다. ‘첫사랑’은 한국 방송 역사상 최고 시청률 65.8%를 기록하며 역사에 남은 작품이다.

이 본부장은 이 밖에도 ‘딸부잣집’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연출한 스타PD다. 드라마국장 재직 시절에는 ‘아이리스’ ‘추노’ ‘제빵왕 김탁구’ ‘성균관 스캔들’ 등을 기획했다.

또한 한국드라마연구소 초대 소장을 역임했고 해외 각종 시상식과 청룡영화제 심사위원 등을 맡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이응진 본부장은 카뮈 원작의 ‘오해’를 관극한 뒤 “작품이 결코 쉽지 않은 고전임에도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각색되고 연출됐다”며 “특히 무대 위 휠체어 하나를 엄마, 딸, 오빠, 새언니가 각자의 방식으로 사용하며 인물의 서사를 쌓아가는 디테일, 그리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에 머리를 담그는 처절한 장면까지. 무대의 모든 장치 안에 담긴 최원석 연출의 치열한 고민이 읽혔다”고 평가했다.

이는 연극 ‘오해’를 각색·연출하고 배우로도 무대에 오른 최원석의 디테일한 선택과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케 한다.

이 본부장은 배우 이주화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KBS 공채 탤런트 출신인 이주화는 ‘첫사랑’을 비롯해 이응진 감독과 여러 작품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이 감독은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거침없이 무대를 주름잡는 이주화 배우의 모습이 무섭도록 아름다웠다”며 “짙은 분장이 아닌 삶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 얼굴에서, 자기 옷을 입은 배우만이 가질 수 있는 진실의 힘이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이주화는 “감독님과 함께했던 현장이 아직도 생생한데 칭찬해 주셔서 정말 울컥했다”며 “무대 위에서 진짜 샛별처럼 살아보자는 마음 하나로 버텼는데 그 진심을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전했다.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오해’는 카뮈 특유의 부조리와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담은 이 작품으로, 이주화가 맡은 샛별은 단순한 악인이 아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숙객을 죽이는 선택을 반복하지만, 그 안에는 현실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공포와 절박함, 그리고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균열이 뒤엉켜 있다.

인간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오해’는 대학로 후암스테이지에서 5월 31일까지 공연한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주화, 이재희, 강선숙, 지근우, 최원석 연출. 사진제공|한국생활연극협회 정중헌 이사장 SNS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주화, 이재희, 강선숙, 지근우, 최원석 연출. 사진제공|한국생활연극협회 정중헌 이사장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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