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그렇게 하라는 건 아니었는데…” 실리콘형 피처 두산 이영하의 완벽한 반등, 그 뒤에 LG 프랜차이즈 스타 조언 있었다

입력 : 2026.05.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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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가 10일 잠실 SSG전 1.2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킨 뒤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이영하가 10일 잠실 SSG전 1.2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킨 뒤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이영하는 올 시즌 벌써 2차례나 보직을 바꿨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뜻대로 투구가 되지 않아 중간으로 내려갔다. 불펜에서 안정을 찾는 듯했더니 마무리 김택연이 부상 이탈했다. 개막 한 달 만에 마무리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달 26일 마무리 보직 이동 후 무실점 행진으로 두산 뒷문을 철벽처럼 막고 있다. 10일에는 SSG를 상대로 3-1로 쫓기던 8회 1사 후 평소보다 이르게 등판해 아웃 카운트 5개를 잡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1·2루 위기에서 박치국을 구원 등판해 오태곤을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고,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 만루에서 채현우의 투수 앞 직선타를 그대로 잡아냈다. 8회 고비를 넘긴 이영하는 9회 마지막 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끝냈다.

시즌 한 달 만에 2차례나 보직이 변하는 게 편한 상황은 아니었겠지만, 이영하는 오히려 그 속에서 자기 가치를 증명했다. 선발, 불펜, 마무리 뭐든 소화할 수 있다는 건 이영하의 가장 큰 강점이기도 하다.

경기 후 이영하는 “싱크대 물새면 실리콘으로 막지 않나. (다른 투수들한테) ‘나는 그냥 실리콘이다. 구멍 나면 어디든 가서 막아줄 테니 너희 하고 싶은 대로해라’는 이야기를 장난치면서 하곤 했다”며 “여러 보직을 다 해본 경험도 있고, 그렇게 써주시면 오히려 더 감사하다. 감독님, 코치님도 ‘영하야 너는 해봤으니까 할 수 있잖아. 믿는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니까, 선수 입장에선 한결 맘 편하게 받아들일 수가 있다”고 했다.

두산 이영하가 10일 잠실 SSG전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두산 이영하가 10일 잠실 SSG전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마무리 김택연이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3번째 보직 변경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이영하는 담담했다. “맞다. 바뀔 거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김)택연이 올 때까지 최대한 많이 해보자 하는 생각도 있고, 어떤 임무가 새로 생길지 기대도 된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웃었다.

이영하는 선발로 나섰던 시즌 초반 직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무리로 자리를 옮긴 지난달 26일 LG전을 계기로 다시 영점을 잡았고, 이후로 무실점 행진 중이다.

이영하는 절친한 선배 LG 임찬규에게 공을 돌렸다. 이영하는 “(찬규) 형이 그날 경기 앞두고 ‘우리는 사이드로 던져도 스트라이크 던질 수 있는 사람인데 왜 그런 기술적인 걸 신경 쓰냐. 정신적인 게 먼저다’라고 하더라. 그 말 듣고 나서부터 그냥 기술적인 것보다 언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임찬규를 만난 그날 경기, 이영하는 8회 마운드에 올라 연장 10회까지 3이닝 무실점 완벽한 피칭을 했다. 두산은 LG를 4-3, 1점 차로 이겼다. 이영하는 “경기 끝나고 찬규 형한테 ‘오늘부터 그렇게 하라는 건 아니었는데’라고 문자가 왔다”고 다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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