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치홍이 10일 고척 KT전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안치홍(36·키움)은 개막 이후 키움 타선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다. 4월 한 달 타율 0.284에 OPS(출루율+장타율) 0.799로 맹활약했다. 올시즌도 어렵게 출발한 키움에 새로 합류한 안치홍의 좋은 출발은 큰 힘이 되었다.
5월 들어서도 꾸준하던 안치홍은 지난 이틀 간 갑자기 침묵했다. KT를 만난 8~9일 각 3타수 무안타,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볼넷 1개만 골랐다. 득점력이 완전히 뚝 떨어진 채 연패를 벗지 못하던 키움의 힘도 떨어졌다. 연장 11회까지 치른 9일에는 최주환이 혼자 6타점을 올렸으나 안치홍이 침묵해 6-6으로 비기면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4타수 2안타로 다시 침묵을 깬 안치홍 앞에 만루 기회가 왔다. KT는 좌타자 서건창 대신 이틀 간 감이 안 좋던 우타자 안치홍과 승부를 택했지만, 안치홍이 그 승부를 생애 첫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엎어버렸다.
키움 안치홍이 10일 고척 KT전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키움의 5연패를 끝낸 뒤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안치홍은 10일 열린 KT와 홈 경기에서 1-1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에 좌중월 홈런을 터뜨려 키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무승부를 포함해 5연패를 끊지 못하고 있던 키움은 이번주 첫승을 거두면서 지긋지긋한 연패를 끊었다.
1-1로 맞선 9회. 전날 연장 11회 접전을 벌인 키움와 KT의 선택은 달랐다. 5연패에 빠져 갈 길이 급한 키움은 9회초 무사 1루가 되자 전날 1이닝을 던진 마무리 카나쿠보 유토를 투입했다. 2사 1·3루까지 몰렸던 유토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삼진으로 잘 막았다.
9회말 키움에 기회가 왔다. KT는 전날 1.1이닝을 던진 박영현을 동점 상황에 아끼고 우완 김민수를 투입했다. 이날도 잠자던 키움 타선은 1사후 터졌다. 9번 오선진이 안타로 출루한 뒤 1번 박주홍의 우익선상 안타로 주자가 1·3루에 놓이자 KT는 만루작전을 택했다. 전날 1군 엔트리에 올시즌 첫 등록돼 복귀한 2번 타자 서건창을 자동고의4구로 보내 1사 만루를 채우고 3번 안치홍과 승부했다.
안치홍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하나 본 뒤 2연속 볼을 고르고 4구째에 승부했다. 김민수의 시속 144㎞ 직구가 한가운데로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시원하게 당겼다. 타구는 좌중간으로 쭉쭉 뻗더니 관중석으로 넘어갔다.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안치홍은 “너무 잘 맞았다”고 느껴 자신도 모르게 양 팔을 번쩍 든 채로 환호했다.
프로야구 정규리그 사상 25번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2009년 프로 데뷔한 18년 차 안치홍의 첫 끝내기 만루홈런이었다.
키움 안치홍이 10일 고척 KT전에서 9회말 1사 만루 홈런을 때린 뒤 타구를 확인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안치홍은 “만루 승부를 솔직히 예상했다. 고의4구를 안 하더라도 거기서는 일단 무조건 어렵게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서)건창이 형이 좌타자이기도 하고, 병살 잡으려면 나한테 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만루니까 (타이밍) 늦지 않게 나쁜 공만 건드리지 말자고 생각했고, 참아내니 좋은 코스로 들어왔다”며 “일단 끝내기인 데다가 너무 잘 맞아서 두 팔을 계속 들고 있었다”고 웃었다.
득점이 그렇게도 나지 않아 끊지 못하던 팀의 연패를 통쾌한 만루홈런으로 끝내버린 안치홍은 “어제도 너무나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경기를 못 이기고, 앞선 타석에서도 그랬고 해서 어떻게든 끝내보자 생각했다”라며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고 거듭할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는 분들도 그랬을테고 선수들도 많이 답답했다. 다음주에는 다들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