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샘 해밍턴. 사진 FUN한 엔터테인먼트
‘호주한국인’ ‘외국인 첫 개그맨’ 등 샘 해밍턴을 설명할 수 있는 많은 단어가 있지만, 최근 샘 해밍턴을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말은 바로 ‘아빠’다. 그는 2013년 한국인 정유미씨와 결혼해 2016년 윌리엄(한국명 정태오), 2017년 벤틀리(한국명 정우성) 두 아들을 뒀다.
그저 한국말을 잘하는 호주인. 개그에 끼가 있는 외국인이었던 샘 해밍턴의 방송 정체성이 급변하기 시작한 건 아빠가 된 이후부터였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형제를 키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샘 해밍턴이 한국인들과 맞닿는 감정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그는 3월30일부터 시작한 EBS의 교양 프로그램 ‘부모의 첫 성교육’에도 출연 중이다.
프로그램은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에게 여러 가지 성, 가족관계, 사회화 등 많은 주제를 놓고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부드럽고 자세한 설명과 납득을 시켜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프로그램이다. 샘 해밍턴과 역시 두 딸을 둔 엄마 방송인 이지혜 그리고 성교육 강사 배정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조성우가 함께한다.
EBS의 교양 프로그램 ‘부모의 첫 성교육’ 출연자 샘 해밍턴(왼쪽부터), 성교육 강사 배정원, 소아정신과 의사 조성우. 사진 EBS
“아빠로서 아직 부족한 점이 참 많아요. 평생 공부를 해야겠다고 느끼죠. 시청자분들을 위해 만든 방송이지만 저도 늘 많은 정보를 얻어요.”
지금까지 방송분에서는 몸에서 나는 신기한 털 ‘체모’, 아이들의 연애, 아기의 탄생, 뽀뽀 등 스킨십, 몸을 잘 관리하고 지키는 법 등 부모와 자녀가 서로 몰랐던 많은 부분을 이야기했다. 형제가 있는 ‘아들 아빠’이기에, 딸만 둘인 이지혜와 상황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방송인으로서의 호흡도 좋다.
“(이)지혜씨와는 워낙 가정구조가 다르다 보니, 서로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게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딸이 있는 집과 아들이 있는 집이 다르니까요. 선생님들께서도 솔직하게 잘 알려주시니, 저는 대기실에서도 이것저것 물어보며 귀찮게 해드리거든요. 부모로서 저도 많은 정보를 알고 싶은 거죠.”
EBS의 교양 프로그램 ‘부모의 첫 성교육’에 출연 중인 방송인 샘 해밍턴. 사진 EBS
샘 해밍턴은 ‘부모의 첫 성교육’ 외에도 유튜브 예능 ‘이웃집 남편들 시즌 3’와 두 아들과 함께 하는 채널 ‘윌벤져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들들의 뒷바라지가 우선이다. 최근에는 큰아들 윌리엄이 하키실력을 뽐내 화제가 됐다. 샘 해밍턴은 지난해 한 예능에서 “최근 나간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고, 최우수선수상인 황금 스케이트도 탔다”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아직은 둘 다 어려서 모두 좋아하는 방향으로 많이 길을 열어주려고 해요. 윌리엄은 운동을 좋아하는데, 벤틀리를 보니 음악적으로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 노래를 한 두 번만 들어도 가사가 어느 정도 습득이 되고, 혼자도 부르는데요. 노래 앞부분만 들어도 잘 맞혀요. 윌리엄은 세심한 편인데 패션에 대한 관심도 많아요. 연기도 하고 싶다고 요즘 말하곤 합니다.”
샘 해밍턴의 두 아들 윌리엄(왼쪽)과 벤틀리. 사진 샘 해밍턴 SNS 캡쳐
인기가 있는 두 아들, 대를 이어 한국의 사랑을 받는 가족의 모습에 그는 기쁘고 대견할 만하다. 하지만 한국생활을 한 ‘한국 아빠’여서 그런지 고민도 많다. 물론 많은 부분 방송에서 궁금증을 풀고, 해결책을 얻지만,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커나갈지 그 역시도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다른 부모들의 생각과 비슷하겠지만, 늘 교육에 대해 고민하죠. 요즘은 AI 시대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직업에 대한 고민도 1000배 많아졌어요. 주변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영향을 들어보니 교육의 방향도 바뀌는 것 같습니다.”
1998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아 한국어학과 전공을 살려 정착했던 샘 해밍턴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특수를 입어 방송에 데뷔했고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외국인 특채 개그맨도 됐다. 모든 것이 빠른 한국이지만 그만큼 인내심도 필요하다. 그 역시 방송인으로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자신만의 특기를 갈고 닦기 위해 노력한다.
방송인 샘 해밍턴. 사진 FUN한 엔터테인먼트
“연기에 대한 생각은 쭉 있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기회가 거의 안 왔었죠. 최근 호주에서 연락이 와 한 작품을 이야기 중인데, 아직 제안을 받은 정도 수준이에요. 이렇게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고, 그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