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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중국과 인도에서 아직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나라 인구를 합치면 약 27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다.
영국 가디언은 13일 “FIFA가 중국과 인도 방송사들과 월드컵 중계권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총 104경기가 열린다.
FIFA는 당초 중국에는 2억5000만~3억달러(약 3730억~4476억원), 인도에는 1억달러(약 1492억원) 수준의 중계권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이 길어지면서 가격은 계속 낮아졌다. 인도에서는 최근 요구액이 3500만달러(약 522억원) 수준까지 내려갔다. 인도 방송사 지오스타의 제안액은 2000만달러(약 298억4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축구협회 전 사무총장이자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인 샤지 프라바카라란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경기 시간이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본질은 방송 시장 구조”라며 “인도 스포츠 중계 시장은 사실상 크리켓 중심이며 경쟁도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도에서는 크리켓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 최고 인기 스포츠 이벤트인 인도프리미어리그(IPL) 평균 시청률도 이번 시즌 26% 감소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방송사들은 인도가 출전하지 않는 월드컵에 거액을 투자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환율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 루피 가치는 계속 하락 중이다. 달러 대비 환율은 2013년 54루피 수준에서 현재 95루피까지 떨어졌다.
중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로이터통신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중국이 글로벌 TV 시청자 비중의 17.7%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소셜미디어 플랫폼 비중은 49.8%에 달했다. FIFA 입장에서는 절대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중국중앙TV(CCTV)는 약 6000만~8000만달러(약 895억~1194억원) 수준 예산만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FIFA 희망 가격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는 1억2000만~1억5000만달러(약 1790억~2238억원)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시차 문제도 변수다. 중국은 미국 뉴욕보다 12시간 빠르다. 상당수 경기가 중국 시간 기준 새벽 또는 오전에 열린다. 여기에 중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반복적으로 실패하면서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지에서는 결국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FIFA는 최근 고위급 대표단을 베이징에 파견했다. 프라바카라란 위원은 “중국은 이번 주 안, 인도는 2주 안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가디언은 “중국과 인도가 늦게 협상에 나서도 큰 폭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면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FIFA 입장에서는 중계권 가치 유지와 세계 최대 시장 확보 사이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