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몬스터.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의 제목을 보는 순간, 메시지는 이미 끝났다.
‘춤(CHOOM)’.
설명이 필요 없는 단어다. 음악이 시작되면 몸이 먼저 반응하고, 그 순간 K팝은 가장 K팝다워진다. 강렬한 후렴이 귀를 붙잡고 안무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K팝의 힘은 듣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따라 하게 만드는 데 있다.
지난 4일 세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한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는 한국어 ‘춤’을 영문 표기 ‘CHOOM’으로 옮겨 적었다. 가장 직관적인 한국어를 세계가 읽을 수 있는 단어로 바꾼 셈이다. 그 안에는 전 세계를 춤추게 하겠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주목할 점은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가 한국, 태국, 일본 출신 멤버들로 구성된 다국적 그룹이라는 사실이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멤버들이 ‘춤(CHOOM)’이라는 한 단어로 연결되는 모습에서 K팝이 전 세계가 함께 배우고 즐기는 움직임의 언어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타이틀곡 ‘춤(CHOOM)’은 제목이 던진 메시지를 무대 위에서 그대로 증명한다. 노랫말 속 ‘CHOOM’이라는 단어를 직접 세어보니 무려 39번이나 등장한다. 이러한 반복은 리스너의 몸이 스스로 반응하게 만든다.
댄스 컬럼이니 만큼 안무를 들여다보자.
사운드의 변화에 따라 속도와 강약을 조절하는 안무는 동작 하나하나에서 호흡을 만든다. 후렴에서는 팔과 다리를 크게 쓰는 시원한 움직임으로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특히 이번 퍼포먼스에서 중심을 잡는 루카(RUKA)는 동작을 크게 쓰면서도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으로 팀 전체의 에너지를 단단하게 묶어준다.
영상 후반부, 약 30명의 댄서와 함께 펼치는 군무는 ‘춤’이라는 한 단어가 개인의 움직임을 넘어 집단의 에너지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마치 한국의 ‘춤’이 단순한 ‘DANCE(댄스)’를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 따라 하고 외치는 ‘CHOOM’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그들의 퍼포먼스는 발매와 동시에 챌린지로 확장됐다.
짧은 숏폼 영상 속에서 팬들은 직접 몸을 움직였고, 유튜브와 레딧(Reddit)에는 “몸이 먼저 반응한다”, “듣자마자 따라 하게 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더 흥미로운 점은 세계 각국의 팬들이 ‘CHOOM’을 저마다의 억양으로 “추움~” 하고 따라 부른다는 점이다. 발음마저 각자의 방식으로 변주되며, 그 소리조차 춤의 일부처럼 들린다.
누군가 그 동작을 따라 하는 순간, 춤은 더 이상 무대 위의 기술이 아니다. 팬과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공통 언어가 된다.
성과도 분명하다.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의 ‘춤(CHOOM)’ 뮤직비디오는 공개 직후 유튜브 월드와이드 트렌딩 1위에 올랐고, 컴백 당일 라이브 방송은 약 157만 뷰를 기록했다. 이어 공개 5일 만에 조회 수 3,400만 회를 넘어섰고, 서울 공연 3회는 전석 매진됐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 주요 매체의 평가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Rolling Stone)은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를 “K-pop’s Most Exciting New Girl Group(가장 기대되는 신예 걸그룹)”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 역시 “The Only Way Is Up(올라갈 일만 남았다)”라고 표현하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음악 전문지와 경제지가 서로 다른 언어로 같은 방향을 가리킨 셈이다. 세계가 주목한 것은 결국 베이비몬스터가 ‘춤(CHOOM)’을 통해 보여준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 그리고 그 힘이 앞으로 만들어낼 더 큰 가능성이었다.
K팝은 이미 여러 한국어를 세계의 언어로 바꿔 놓았다. 먹방(Mukbang)과 막내(Maknae)가 그랬고, BTS는 방탄소년단(Bangtan Sonyeondan)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결국 답은 처음부터 제목 안에 있었다.
‘춤(CHOOM)’.
듣는 것을 넘어 따라 하게 만들고, 국적을 넘어 같은 리듬 안에서 연결하는 것. 그것이 K팝이고,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가 이번 앨범의 제목으로 ‘춤’을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머지않아 ‘춤(CHOOM)’이라는 한국어 단어가 K팝(K-pop)처럼 별도의 설명 없이도 전 세계가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언어가 될 것 같다.
(재)좋은예술문화재단 ‘공연과 사람’ 연구소| 레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