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장 수락 5분 고민”…‘깐느 박’ 박찬욱, 칸 심사위원장 등판 소감

입력 : 2026.05.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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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AFP=연합뉴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 AFP=연합뉴스.

한국 영화가 더 이상 세계 무대의 변방이 아님을 ‘깐느 박’이 직접 증명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금의환향한 박찬욱 감독이 개막식 기자회견에서 재치 있는 입담과 뚜렷한 소신을 밝히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칸영화제에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경쟁부문)를 비롯해 연상호 감독의 ‘군체’(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정주리 감독의 ‘도라’(감독주간) 등 3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이날 “좋은 한국 영화들이 초대받아 다행”이라며 미소 지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한국 영화에 점수를 더 주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어 현장에 큰 웃음을 안겼다.

그는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처음 칸을 찾았을 당시를 회상하며 “불과 20년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더 이상 영화의 변방 국가가 아니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어 “이 현상을 두고 한국 영화가 중심에 진입했다고 표현하기보단, 영화의 중심 자체가 확장돼 더 많은 나라의 다양한 영화를 포용하게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하고 깊이 있는 통찰을 내놨다.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대표작들을 연달아 칸에 올리며 ‘깐느 박’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그지만, 심사위원장 자리는 결코 가벼운 왕관이 아니었다.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과거 심사위원을 해본 적이 있어 너무 스트레스받는 일이라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딱 5분 동안 고민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동안 칸영화제에서 많은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봉사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남다른 애정과 의리를 과시했다.

이어 그는 “아무런 편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저를 놀라게 할 영화를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관람하겠다”며 “다만, 심사 회의 때는 영화에 대한 뚜렷한 견해와 역사를 아는 전문가로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와 정치를 구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와 예술을 대립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적 주장을 담고 있다고 해서 예술의 적으로 인식해선 안 된다. 예술과 정치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예술적으로 잘 주장된다면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뚝심 있는 소신을 드러냈다.

한편, 박찬욱 위원장은 할리우드 배우 데미 무어, 스웨덴 명배우 스텔런 스카스가드, 중국 출신 클로이 자오 감독, 벨기에 라우라 완델 감독 등 쟁쟁한 글로벌 심사위원단과 함께 오는 23일 폐막식까지 경쟁부문 초청작 22편을 심사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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