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허훈(오른쪽)이 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KBL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 고양 소노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고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부산 KCC 가드 허훈(31)은 코트를 울리는 팬들의 함성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형제가 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오랜 꿈, 그리고 우승이라는 목표로 지난해 여름 KCC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예상하지 못한 선물도 받았다. KBL 최초의 ‘3부자’ 최우수선수(MVP)였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KCC는 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고양 소노를 76-68로 눌렀다.
KCC는 부산에서 채우지 못했던 4번째 승리(1패)로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공동 최다 우승팀(7회)이 됐다. 2년 전 정규리그 5위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기적을 올해는 6위의 우승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우승 사령탑이 농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고 밝혔던 이상민 KCC 감독도 한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하는 챔피언결정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농구에 진심인 KCC가 지난해 여름 또 한 명의 ‘빅네임’을 데려왔기에 가능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불린 허훈이었다.
허훈은 2017년 수원 KT에서 프로에 데뷔해 프로농구 간판스타로 성장했지만 우승 경험이 없었다. 그가 가장 우승에 근접했던 순간에 좌절을 안겼던 팀이 KCC였다. 허훈은 2023~2024시즌 KT를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자신의 친형인 허웅이 맹활약한 KCC의 벽에 가로막히며 준우승에 그쳤다.
KCC 허웅(왼쪽)과 KT허훈이 2024년 5월 1일 챔피언결정전에서 적수로 상대하고 있다. KBL 제공
당시 플레이오프 MVP로 뽑힌 허웅은 첫 부자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주인공이자 부자 MVP가 됐다. 허웅·허훈 형제의 아버지인 허재는 1997년 기아, 2002∼2003시즌 TG에서 뛰면서 우승했다. 또 허재는 1997~19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팀으로는 최초의 플레이오프 MVP가 됐다. 허훈은 “나도 MVP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우승 타이틀”이라고 말했는데 이날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뤘다.
허훈이 생애 첫 우승과 함께 플레이오프 MVP가 됐다. 허훈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15.2점, 9.8어시스트를 기록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기자단 투표에서 98표 중 79표를 받아 MVP로 선정됐다.
허훈이 MVP로 뽑힌 것은 ‘슈퍼팀’으로 불리는 KCC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 활약상이 바탕이 됐다.
정규리그에서 부상으로 14경기나 빠지면서도 어시스트 1위(평균 6.9개)에 올랐던 그는 포스트시즌 상대의 빈 틈을 찌르는 ‘가드 농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선 신장에서 열세인 소노를 상대로 최준용의 큰 키(200㎝)를 살리는 미스 매치를 유도하는 게임 메이킹으로 시리즈를 주도했다. 짠물 수비는 덤이었다. 허훈이 소노 특유의 빠른 템포까지 제어해 KCC는 1~3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안방에서 우승을 결정지을 기회였던 4차전에서 0.9초를 남기고 역전패했지만 5차전은 달랐다. 허훈의 진두지휘 아래 3쿼터 한때 25점차로 달아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