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실이 17일 강원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 네이처·가든 코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전 도중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야구 전설 요기 베라의 이 명언은 야구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매치 퀸’을 가리는 두산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결승에서 방신실이 이미 진 것 같던 경기를 막판에 뒤집어 우승했다.
방신실은 17일 강원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 네이처·가든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연장 승부 끝에 최은우를 꺾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7개 매치를 모두 이긴 방신실은 시즌 첫 우승과 함께 개인 통산 6승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이던 2023년 2승, 지난해 3승을 거둔 방신실은 올 시즌 다승 경쟁에 본격 가세하게 됐다.
이날 오전 열린 4강전에서 홍진영에게 한 홀 남기고 2홀 차(2&1) 승리를 거둬 결승에 오른 방신실은 1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70㎝ 옆에 붙여 버디를 기록하며 기선을 잡았다.
최은우가 3번 홀(파3)에 11.5m 거리의 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자 방신실은 6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3m 근처에 붙여 버디를 잡으며 다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이후 갑자기 전날의 피로가 몰려온 듯 흔들렸다.
방신실은 전날 오전 열린 16강전에서 20홀을 치른 뒤에야 신다인에게 승리를 거뒀고, 오후에 벌어진 8강전에서도 서교림과 마지막 홀까지 경기를 벌여 2홀 차로 이겼다. 하루 동안에 모두 38홀을 경기한 것이다.
방신실은 전날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38홀을 치느라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반면 최은우는 전날 16강전에서 유서연에게 6&5, 8강전에서는 노승희에게 5&3로 승리해 28홀 만에 두 경기를 마쳤다. 두 선수가 하루에 친 홀의 갯수는 10개 홀이나 차이가 난다.
피로한 탓인지 방신실은 9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면서 동점을 허용했고, 11번 홀(파4)에서는 티샷을 나무 밑으로 보낸 뒤 보기를 해 리드를 내줬다. 12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해저드 구역에 빠진 탓에 다시 보기를 했을 때는 두 홀 차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은우가 1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에서 60㎝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세 홀 차로 달아나자 승부가 기운 듯했다.
하지만 남은 네 홀에서 승부가 뒤집혔다. 방신실이 15번 홀(파4)에서 7.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두 홀 차로 따라갔고, 최은우가 17번 홀(파4)에서 1.5m 파 퍼트를 실패해 격차는 한 홀로 줄었다. 최은우는 흔들린 듯 18번 홀(파5)에서도 2.5m 파 퍼트를 놓쳤고,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방신실은 18번 홀에서 이어진 연장에서 파를 잡아 보기를 한 최은우를 꺾고 대역전승을 마무리했다.
방신실은 경기 뒤 “막판까지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은 있었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했다”면서 “정신이 혼미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만큼 피곤하다”고 했다. 이어 “간절히 바라던 시즌 첫 우승을 해서 기쁘고, 다승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년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2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뒀던 최은우는 막판 부진으로 개인 통산 3번째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