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포스터. 사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79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를 밟은 두 한국 작품, ‘호프’와 ‘군체’에 대한 열기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번 칸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은 경쟁부문의 나홍진 감독 ‘호프’,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연상호 감독의 ‘군체’ 그리고 감독주간 정주리 감독의 ‘도라’, 최원정 감독의 ‘새의 랩소디’가 라 시네프 부문에 초청됐다.
나홍진 감독(왼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영화 ‘호프’의 배우들이 지난 17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실제 올해 야심작이기도 하면서 한국영화 흥행의 중심에 설 ‘호프’와 ‘군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 두 작품은 모두 칸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마쳤고, 활발한 해외 매체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다.
‘호프’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9시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다. 이날 상영에는 연출자 나홍진 감독과 주연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이 참석했다.
나홍진 감독(오른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영화 ‘호프’의 배우들이 지난 17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변화무쌍한 장르 전환과 나홍진 감독만의 독창적 세계관에 외신의 호평도 따랐다. ‘버라이어티’는 “어떤 해와 비교해도 손꼽힐 만큼 숨 막히게 우아한 액션의 영화적 연출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고, ‘할리우드 리포터’는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심장을 뛰게 하는 음악, 숨 돌릴 틈 없는 속도감, 또렷하게 구축된 인물들로 단숨에 관객을 끌어당긴다”고 전했다.
영화 관계자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트리뷴 드 주네브’의 파스칼 가비예는 “질주하는 야생마 같은 속도로 경쟁 부문 다른 작품들을 압도한다. 단 1분도 군더더기 없다”고 평했고, ‘리전 프리’의 요나탄 이트코넨은 “스크린에서 구현된 가장 대담하고 짜릿한 작품이다. 반드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을 정도이며,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평가했다.
연상호 감독의 영화 ‘군체’의 포스터. 사진 쇼박스
‘군체’는 이보다 하루 앞선 16일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상영을 통해 관객들과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과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등 영화의 주역들이 함께했다.
‘K-좀비’ 서사의 새로운 챕터를 써 내려간 작품에 대한 호평이 눈에 띄었다. 뉴욕아시안영화제(NYAFF) 회장 사무엘 자미에는 “영화는 좀비에게 새로운 신체적 문법을 도입했으며, 형식적으로 혁신적이고 내장을 울리는 긴장감이 있어 현재 장르 영화에서 유례없는 작품”이라 평가했다.
연상호 감독(오른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영화 ‘호프’의 배우들이 지난 16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프랑스 매거진 ‘트루아 쿨뢰르’는 “잘 짜인 이 설정은 스릴러와 호러 장르에 능한 한국 감독 연상호에게, 강렬하고 정교하며 몰입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를 연출할 수 있는 완벽한 틀을 제공한다. 때로는 비디오게임 세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라고 평가했다. 엔터테인먼트 어워드 웹사이트인 ‘넥스트 베스트 픽쳐’의 편집자 맷 네글리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쉴 틈 없는 스릴의 향연, 대단한 장르적 쾌감”이라고 평했다.
두 작품이 현지에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서 특히 ‘호프’의 경쟁부문 수상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타진도 시작됐다. 19일 영국의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호프’에 4점 만점 2.8점의 평점을 매겼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의 평론가 마티외 마샤레는 최고평점인 4점을 주기도 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오른쪽)이 지난 16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군체’의 시사회에 참석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아직 전체 경쟁부문 영화들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결과를 속단할 수 없지만, 일단 외부 평가로는 상위권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호프’의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는 오는 23일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칸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이 된 박찬욱 감독은 개막식 기자회견에서 “불과 20년 전만 해도 한국영화는 가끔 소개되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나라의 영화들이 포용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한국 영화에 점수를 더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심사위워장으로서의 균형감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