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인. KT위즈 제공
“3번 타자라고 해서 코치님이 장난하시는 줄 알았어요.”
류현인(KT)은 기분 좋게 웃었다. “이제 버려야 겠어요”라고 할 만큼 흙투성이가 되고 찢어진 유니폼에서 경기에 임하는 그의 자세를 느낄 수 있다.
류현인은 지난달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3안타(1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으로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후 첫 3번 타자로 출전한 그는 매서운 타격감으로 팀 4연승 중심에 섰다.
전날 2안타에 볼넷으로 세 차례 출루에 성공하고 경기 후반 호수비로 팀을 구한 류현인은 이날 3안타 중에 2루타를 2개나 기록할 정도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타격감이 좋았던 4월 중순 주루 플레이 도중 손가락 골절상으로 이탈한 류현인은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을 통해 부상 복귀전을 치른 뒤에도 맹타를 휘두른다. 류현인은 5월 5경기 타율은 0.438(16타수7안타)에 이른다. KT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안현민의 공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류현인을 동력으로 다시 선두 싸움 중이다.
류현인은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에게 감사드린다. 사실 복귀 전까지는 감각이 떨어져서 고민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과감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고, 그러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인은 이번 시즌 20경기 타율 0.327(55타수 18안타) 6타점을 기록 중이다. 상무에서 타격 1위에 오른 경험이 있는 그는 타격에 관해서는 한 단계 올라선 느낌을 준다. 손가락 부상으로 길어진 공백기 속에서 자신감을 떨어지는 상황도 있었지만 미디어를 통해 전달된 “류현인이 빨리 돌아오면 좋겠다”는 이강철 감독의 한 마디로 다시 힘을 냈다.
류현인. KT위즈 제공
류현인은 “아직 보여드린게 없는데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2022년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처음 이름을 알린 류현인은 상무를 거쳐 1군 주전급 자원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하고 있다. 류현인은 타격은 물론 2루와 3루, 이날은 1루수까지 내야 전 포지션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까지 모든 감독들이 욕심을 낼 자원이 됐다. 이 감독도 류현인을 비롯해 권동진, 이강민 등을 차세대 내야 자원으로 평가하며 기회를 주고 있다.
당장은 베테랑들이 즐비한 라인업에 빈틈은 없다. 그러나 류현인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이 감독을 웃게 만든다. 류현인은 “늘 기회를 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백업으로)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그 자리에 티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부상 당했을 때도 빨리 감각을 끌어올려야 겠다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KT는 주초 LG와 선두를 놓고 격돌한다. 류현인도 그 중심에서 싸우게 된다. 그는 “LG와 경기가 중요하다. 좋은 흐름으로 연승을 탔으니, LG전에서도 경기 출전과 상관없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세로 준비하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