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제이컵 미저라우스키. 게티이미지
한 달 동안 딱 1점만 내줬는데도 월간 최고 투수를 자신할 수가 없다. 아예 1점도 주지 않은 투수가 버티고 있어서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5월 최고의 투수를 놓고 역대를 통틀어도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팽팽한 경쟁이 붙었다.
내셔널리그 5월 ‘이달의 투수’는 필라델피아 좌완 에이스 크리스토페르 산체스와 밀워키 ‘인간 화염방사기’ 제이컵 미저라우스키의 양자 구도로 압축됐다. 오타니 쇼헤이, 크리스 세일, 폴 스킨스 등 만만찮은 한 달을 보낸 다른 투수들이 명함을 꺼내기 어려울 만큼 두 사람의 기록이 압도적이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한국 대표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던 산체스는 명실상부 세계 최강의 선발 투수로 부상했다. 5월 한 달 동안 5차례 등판해 39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월간 평균자책 ‘제로’를 기록했다. 한 달 동안 5경기 이상 선발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한 건 1988년 오렐 허샤이저 이후 최초다. 산체스는 그 허샤이저가 기록한 59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날까지 44.2이닝 연속 무실점 중이다.
미저라우스키의 기록도 산체스에게 밀리지 않는다. 6차례 등판해 38.1이닝 동안 단 1실점 했다. 이닝과 실점을 제외한 다른 세부지표는 오히려 앞선다. 9이닝당 삼진이 13.38개로 초월적인 수준이었다. 2위 세일(11.81개)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수비무관자책(FIP)은 0.65로 리그 유일 0점대를 찍었다. 최고 구속 103마일의 압도적인 포심으로 시각적 쾌감 또한 대단하다. 피안타율(0.109), 피출루율(0.154), 피장타율(0.116) 모두 미저라우스키가 산체스보다 앞선다.
필라델피아 크리스토페르 산체스. 게티이미지
그러나 실점 ‘0’의 충격이 너무 크다. 피칭의 목적이 결국 실점 억제라면 산체스는 더 완벽할 수 없는 5월을 보냈다. 미저라우스키보다 1차례 덜 등판하고도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데에도 가산점이 붙는다. 그만큼 경기당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는 뜻이다. 필라델피아 내야 수비가 리그에서도 가장 허술하다는 평가를 받는 탓에 산체스의 무실점 기록은 한층 더 돋보인다. 그래서 5월 ‘이달의 투수’도 산체스가 결국 수상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과를 떠나 산체스와 미저라우스키의 대결은 역대 가장 치열한 ‘이달의 투수’ 경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ESPN은 “1975년 이후 올해 5월이 단연 최고의 경쟁”이라고 적었다. 1975년은 메이저리그 이달의 투수상이 제정된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