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있을 때 잘해’, 야구는 ‘없을 때 잘해’···두산이 봄을 보낸 방법

입력 : 2026.06.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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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잠실 한화전에서 솔로홈런을 때리고 들어오는 강승호와 환영하는 박지훈. 두산 베어스 제공

지난 2일 잠실 한화전에서 솔로홈런을 때리고 들어오는 강승호와 환영하는 박지훈. 두산 베어스 제공

개막 이후 부상 공백이 없었던 팀은 없었지만, 그중 두산의 빈자리는 더 도드라졌다. 외국인 에이스로 15승급 경기력을 기대한 플렉센이 개막 2번째 등판에서 견갑하근 손상으로 이탈했고, 4월말에는 마무리 김택연이 어깨 극상근 염좌로 1군 전력에서 빠졌다. 지난 5월에는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던 2년차 박준순이 햄스트링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가며 핵심 자원을 줄이어 잃은 채 봄을 보내야 했다.

상징적으로도 여파가 큰 자리들이었다. 두산은 플랜B, 플랜C를 일상으로 꺼내 들어야 했다. 그렇게 또 여름을 맞고 있다.

시즌 전 보편적 전망은 매년 일정 부분 틀어져 시즌 구도가 된다. 또 시즌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성패는 결국 ‘없을 때’ 나타난다. 결국 플랜B를 플랜A에 가깝에 올려놓으며 공백을 최소화하는 팀이 긴 레이스에서는 위로 올라가기 마련이다.

두산은 상대적으로 잘 버텼다.

타율 0.316 OPS 0.881에 팀내 최다였던 27타점을 생산 중이던 박준순이 3번 타순에서 빠진 뒤에는 계산 이상으로 팀 타선의 해결 능력이 떨어져 고심이 컸는데 최근 들어서는 베테랑과 유망주 그룹이 조화를 이루면서 고비를 넘어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특히 베테랑 강승호와 정수빈은 지난 주말 삼성과 대구시리즈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바통 터치하듯 쏘아 올리며 가라앉은 팀 사이클을 잡아 올리더니 새로운 주중 첫 경기인 2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홈런 1개씩을 터뜨리며 ‘중심타선 대행업무’를 완수했다.

박준순이 빠진 뒤 타순의 기본 흐름이 달라진 지난달 16일 이후 팀 타선의 리더 양의지도 타율 0.326 OPS 0.838로 고개를 들고 있는 한편, 새롭게 가세한 베테랑 손아섭 또한 같은 기간 타율 0.341 14안타 5타점을 더하며 십시일반으로 스탯을 보탰다.

야수 격변기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선수는 멀티 요원 박지훈이다. 박지훈은 역할이 넓어진 지난달 중순 이후 타율 0.327에 17안타를 때리며 전체 타선의 밀알이 됐다. 김민석 또한 같은 기간 타율 0.296 2홈런 7타점에 OPS 0.881을 찍으며 팀 타선에 녹아들었다.

두산 이영하와 윤준호.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이영하와 윤준호. 두산 베어스 제공

마무리 김택연의 빈자리는 이영하가 만점짜리 변신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영하는 김택연 이탈 이후 지난 2일까지 15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7세이브에 평균자책 2.45를 기록하고 있다, 이영하 덕분에 두산은 잡아야 하는 경기를 순리대로 잡을 수 있었다. 두산은 셋업맨 양재훈의 부상 이탈이 아프지만, 김택연이 9일께 복귀하게 되면 조금 더 밀도 있는 불펜 승리조를 꾸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렉센의 단기 대체요원으로 합류한 벤자민 또한 점점 좋아지고 있다. 8차례 선발 등판하며 3승3패 평균자책 2.27을 기록하고 있는 벤자민은 최근 3경기에서는 21.1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에 9안타만을 허용했다. 플렉센이 1군에서 던질 때 기대 성적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두산 벤자민과 김원형 감독.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벤자민과 김원형 감독. 두산 베어스 제공

선수가 입지를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누군가) 없을 때 잘 하는 것’이다. 프로야구에선 ‘없을 때 잘해야’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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