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오태곤이 3일 인천 키움전에서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SSG 오태곤이 3일 인천 키움전에서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뒤 박성한과 기뻐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SSG 오태곤(왼쪽)이 3일 인천 키움전에서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뒤 최정과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SSG가 길고 긴 연패의 터널을 탈출했다. 9회말까지 가는 접전 끝에 13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SSG는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 오태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키움에 5-4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초반의 분위기는 압도적으로 키움 쪽이었다. SSG는 이날 미치 화이트의 대체 외인 선수 히라모토 긴지로가 등판할 순서였지만 긴지로가 극심한 부진으로 2군(퓨처스리그)으로 내려간 상황이어서 백승건이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백승건은 1이닝 만에 1피안타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용준은 1.1이닝 3피안타 2실점, 이건욱은 2.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세 투수가 합작한 사사구가 총 10개였다. SSG 타선은 상대 선발 케니 로젠버그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고 1-4로 맥없이 끌려갔다.
SSG 벤치는 1-4로 뒤지던 5회 2사 1·2루에서 필승조를 가동했다. 이로운이 1.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고 노경은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김민은 1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세 투수가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SSG 타선은 한 점씩 쫓아갔다. 6회 최정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2-4로 따라붙었고, 8회는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극적인 2점짜리 동점 홈런으로 4-4 균형을 맞췄다. 경기장, 관중석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9회초 마무리 조병현이 등판했다. 조병현은 선두 타자에 볼넷을 내주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고 후속 타선에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마지막 타자 박수종을 삼진 잡았다.
여전히 4-4에서 돌입한 9회말, 전의산과 조형우가 차례로 안타를 치고 나갔고 정준재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키움 벤치는 박성한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는 주장 오태곤이 섰다. 오태곤은 상대 투수 조영건의 초구 직구를 때려 외야로 날려 보냈다. 타구는 중견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고 3루 대주자 홍대인이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5-4로 경기가 끝났다. 5월17일부터 시작된, 기억도 희미할 만큼 오래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캡틴의 손끝에서 막을 내렸다. 이날 희생플라이는 오태곤의 개인 첫 번째 끝내기 희생플라이이자 8번째 끝내기다.
경기를 마친 오태곤은 열광하는 홈 관중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오태곤은 취재진과 만나 “왜 울었는지를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많이 힘들었나 보다”며 “이렇게까지 긴 연패를 한 게 솔직히 기억이 안 난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았다. 당시에는 나이가 어려서 무게감을 잘 몰랐는데 주장이 되고 고참이 되다 보니 조금 힘들더라. 왜 이런 일이 내가 주장일 때 생긴 건지, 그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오태곤은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면서) ‘내가 끝낸다’ ‘어떻게든 끝낸다’ ‘오늘 끝내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타구가 외야로 갔고 3루 주자 홍대인도 빠른 주자이기 때문에 공이 멀리 가는 순간 ‘아 됐다’라고 생각했다. 안타고 뭐고 그냥 13연패가 끝났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했다.
오태곤은 “그동안 선수단 미팅을 많이 했다. 좋은 말도 많이 하고 쓴소리도 많이 했는데 나중에 한 10연패 하니까 미팅도 안 하게 되더라. 그냥 힘내라는 응원밖에 안 했다”며 “연패를 끊어서 그냥 다행스럽다”고 했다. 이어 “13연패를 하다 보니 안 될 때는 뭘 해도 안 되더라. 투수가 좋을 때는 야수가 안 좋고 야수가 좋을 때는 투수가 안 좋고, 투타 밸런스가 너무 안 맞아서 힘들었다. 그래도 오늘 경기가 야수, 투수들에게 전환점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긴 연패로 팬분들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또한 연패 중에도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내고자 하는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패를 통해 나를 비롯한 모든 선수단이 1승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으니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가 하나가 되어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SSG 오태곤이 3일 인천 키움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 | 유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