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럽 보쉴리. KT위즈 제공
KT 외국인 투수 케일럽 보쉴리(33)가 다시 살아났다.
보쉴리는 지난달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6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며 4사구 없이 3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삼진은 무려 10개를 잡았다. 종전 8개(4월12일 수원 두산전)를 뛰어 넘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4회말부터 6회 첫 타자까지 아웃카운트 7개를 모두 삼진으로만 채웠다.
KT는 상대 선발 박준현 공략(4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에 성공하며 키움에 5-1로 승리, 4연승을 질주했다. 보쉴리는 시즌 7승(3패)째를 따냈다. 앤더스 톨허스트(LG)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가 된 보쉴리는 앞선 두산전(7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2연승했다.
KT로서는 보쉴리가 시즌 초반 위력투를 찾았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컸다. 보쉴리는 개막 후 4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내며 초반 KT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4번째 등판인 지난달 18일 수원 한화전에서 6이닝 동안 산발 7피안타 4사구 없이 4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이 경기 5회까지 무자책점 투구를 이어가며 외국인 투수의 KBO리그 데뷔 후 22이닝 연속 무자책점이라는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2~4승 사이 3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총 23이닝(2실점)을 던지며 볼넷은 단 5개밖에 내주지 않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인상적이었다. 탈삼진은 21개나 잡았다. 21피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피홈런은 제로, 2루타 이상도 3개 밖에 내주지 않으며 뛰어난 장타 억제력도 보여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3, 평균자책 0.78로 흠 잡을 곳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그러나 한 텀을 돌면서 고비를 만났다. 보쉴리는 이후 5경기에서 1승(3패)에 그치며 널뛰기 피칭을 보였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건 1경기 뿐이었지만, 실점이 초반에 비해 늘었다.
지난 한 주 두 차례 등판에서 돌파구를 만들었다. 두산, 키움이라는 화력이 다소 약한 팀들을 만나 자신감을 다시 되찾았다. 보쉴리는 “최근 2경기를 통해서 내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모든 이닝에 점수를 주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팀 승리를 위해서 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그런 역할을 충실하게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보쉴리는 압도적인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가 아니다. 그의 포심 평균 속도는 최고 150㎞ 수준으로 에이스급 투수들의 평균 구속에 조금 떨어지는 스피드를 보인다. 대신 제구를 동반한 다양한 구종을 활용한다. 보쉴리는 포심, 투심, 커터, 커브, 체인지업, 스위퍼 등으로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하는 투수다.
다만 이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심의 위력을 유지해야 한다. 보쉴리는 2S 이후 결정구로 투심 비중이 41%로 압도적으로 많다. 다음으로 스위퍼(24%), 체인지업(13%), 포심(11%), 커터(7%) 순인데, 투심의 의존도가 크다.
보쉴리는 투심은 리그 평균 이상의 무브먼트를 보인다. 여기에 그의 투심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는 좌·우 컨트롤까지 동반되서다. 일반적으로 투수들은 투심을 던질 때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를 보고 던지지만, 보쉴리는 좌·우 코스를 설정하고 투구한다. 보쉴리의 투심이 위력을 발할 때는 우타자의 몸쪽으로 거의 50㎝ 가까이 휘어들어가는 궤적을 보인다. 가장 좋을 때 투심만으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보쉴리도 키움전 승리 뒤 “좋은 투심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 다만 투심 컨트롤에 자신이 있다. 오늘 경기에서 투심 제구가 잘 됐다”고 말했다. 보쉴리가 초반 흐름을 되찾는다면, KT의 ‘가을 야구’ 재도전을 향한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