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왼쪽에서 두 번째)이 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 캠프에서 진행되는 축구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과달라하라 | 문재원 기자
지구촌 최고의 축제로 불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홍명보호는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16강이라는 목표를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48개국 체제로 늘어난 이번 대회의 목표는 16강이지만,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오는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체코와 1차전이 바로 그 무대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첫 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경기를 승리하면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조별리그 진출이 수월해진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한국 축구의 역대 월드컵 성적표를 살펴보면 잘 드러난다. 한국이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한 세 차례 대회(2002년·2010년·2022년)에서 두 번의 발판이 모두 첫 경기 승리였다. 첫 경기에서 승리하고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대회는 2006 독일 월드컵이 유일하다. 첫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조별리그 통과 확률이 66.6%인 셈이다.
첫 경기를 비겼던 네 차례 대회에선 카타르 월드컵만 조별리그(25%)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패배한 나머지 대회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친 것은 당연한 얘기다.
첫 경기 승리의 중요성은 다른 나라로 범위를 넓히면 더욱 눈에 띈다.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이었던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7개 대회 조별리그 1차전 결과를 보면 승패가 갈린 경기는 총 84경기다. 84경기 승자 중 16강에 진출한 국가는 모두 70개국으로 약 83%에 달했다.
48개국 체제로 바뀐 이번 대회는 1~2위 뿐만 아니라 3위 중 상위 8개국도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기에 첫 경기 체코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손흥민(왼쪽)이 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 캠프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훈련 중 코칭스태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과달라하라 | 문재원 기자
박지성 JTBC 해설위원도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승리)을 가져오면 남은 2경기에서 심리적, 체력적으로 여유를 얻을 수 있다”면서 목표인 16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침 체코전에선 한국을 상징하는 붉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 월드컵을 앞두고 발표된 새 유니폼은 붉은색 상의에 검정색 하의, 붉은색 스타킹이라는 전통의 구성으로 짜여졌다. 호랑이 줄무늬까지 담긴 강렬한 인상의 유니폼은 ‘붉은악마’라는 한국의 애칭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붉은 유니폼을 입고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와 2차전에서 골을 넣은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43년 전인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4강에 진출할 당시 붉은 유니폼을 입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빨강색은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리를 안긴 2002 한·일 월드컵 폴란드와 첫 경기에서 승리를 안긴 색깔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의 ‘캡틴’ 손흥민(LAFC)이 과거 세 차례 월드컵에서 붉은 유니폼을 입고 3골을 넣었는데, 체코전에서 4번째 골을 넣을지도 관심사다. 손흥민이 체코전에서 골 맛을 본다면 박지성과 안정환(이상 3골)을 뛰어넘어 한국 선수로는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