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노숙인.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은 최근 도심 내 늘어나는 노숙인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2026 북중미월드컵 개막을 앞두고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의 여러 도시들도 노숙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
AP통산은 10일 월드컵을 앞두고 노숙인 문제 실태를 재점검하며 “뉴욕 , 보스턴,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휴스턴, 캐나다 토론토, 밴쿠버를 포함한 16개 개최 도시 대부분은 월드컵과 연계된 새로운 자금 지원 없이 기존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취약계층 노숙인들을 향한 과잉 대응은 과거에 비해 줄었고, 가시적인 성과로 도시가 점점 안전해지고 깨끗해졌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과거에는 많은 도시들이 주요 스포츠 행사나 정치 행사를 앞두고 노숙인들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밀어내거나 쫓아내는 경우가 많았다. 뉴올리언스는 지난해 슈퍼볼 기간 경기장 인근 텐트촌을 철거하고 노숙인들을 임시 창고로 옮기는 데만 수백만 달러를 지출했다. 2024년 하계 올림픽을 치른 프랑스 파리는 노숙인들을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도시 밖으로 내보냈다. 시카고는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대 규모의 노숙인 캠프 중 하나를 철거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는 조금 달라진 대처가 눈길을 끈다. 여러 도시들이 노숙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애틀랜타시는 월드컵을 앞두고 ‘다운타운 라이징’라는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도심 노숙인들을 위한 주거 공간을 마련히가로 했다. 현재까지 약 500명에게 거처를 제공했다.
1996년 올림픽 개최지였던 애틀랜타는 당시 약 9000명의 노숙인을 도시 밖으로 내보냈다. 당시 ‘올림푸스 작전’으로 명명된 프로젝트를 통해 범죄 가능성이 높은 노숙인들을 새로 지은 구금 시설로 보내고, 도시를 떠날 수 있게 편도 버스표만 제공하는 비인간적 대처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기적으로 노숙을 근절하기 위해 주 정부와 시 정부의 지원금, 기업 기부금 등을 모으는 대형 사업을 진행했다. 내년까지 3900명에게 거처를 마련해주는 것을 목표로 2억3500만달러 모금을 계획 중이다.
댈러스도 시청 주변에 설치된 수백 개 텐트가 사라졌다. 댈러스는 2024년부터 3000만달러를 투입한 캠페인을 통해 약 2000명을 영구 주택에 입주시키면서 도심 거리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의 수를 87% 줄였다고 밝혔다. 시애틀에도 노숙인들에게 침대와 냉난방 시설이 갖춰진 초소형 주택들을 제공했다. 월드컵 개막까지 약속한 500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노숙인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캐나다의 토론토와 밴쿠버는 기존 서비스를 활용하여 수천 개의 쉼터 침대와 임시 숙소를 제공했다. 노숙인들을 위한 지원 활동도 확대했다. 밴쿠버는 또한 노숙인들이 경기 중계를 볼 수 있는 쉼터도 마련했다. 두 도시 모두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노숙인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킬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숙인들을 겨냥한 과잉 단속 문제도 여전히 지적된다. 토론토에서는 월드컵을 앞두고 경찰이 시내 주요 기차역에서 노숙인들을 공격적으로 단속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항의 시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댈러스 경찰도 노숙인 캠프를 철거한 뒤에도 남은 사람들을 케이블타이로 묶어 강제로 끌어내며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