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만루 대화재 진압한 KKK… 6월 ERA 11.25 배재환이 해냈다 “슬라이더 안 던지면 안 맞는다 생각했다”

입력 : 2026.06.10 23:03 수정 : 2026.06.1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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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배재환이 10일 고척 키움전, 무사 만루 위기를 3연속 탈삼진으로 막아내고 팀 승리를 지킨 뒤 인터뷰하고 있다.

NC 배재환이 10일 고척 키움전, 무사 만루 위기를 3연속 탈삼진으로 막아내고 팀 승리를 지킨 뒤 인터뷰하고 있다.

10일 고척에서 열린 NC와 키움의 경기. 9회초 NC 대타 천재환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4-0 NC의 리드 속 키움의 9회말 마지막 공격으로 접어들었다. 이 시점 NC의 승리 확률은 97.4%에 달했다.

믿기 어려운 일들이 이어졌다. NC 마무리 류진욱이 영점을 잡지 못했다. 선두타자 임지열을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김태진에게 풀카운트 후 안타를 맞았다. 후속 김건희와도 어려운 승부를 펼치다 적시타를 내줬다.

NC는 상무 제대 후 이날 처음 1군 합류한 송명기를 급하게 올렸지만 오히려 화를 더 키웠다. 송명기는 전혀 존 안으로 공을 넣지 못했다. 서건창을 볼넷으로 내보내 베이스를 꽉 채웠고, 후속 최주환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며 밀어내기 실점했다. 4-0으로 시작한 이닝이 어느새 4-2가 됐다. 그때까지 NC는 단 하나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했다.

무사 만루에서 전날 3점 홈런을 때렸던 키움 케스턴 히우라가 타석에 들어섰다. 비교적 여유가 있던 상황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던 송명기였다. 전날까지 득점권 11타수 8안타를 때린 히우라에게 스트라이크를 던지기는 더 힘들 수밖에 없었다. 초구, 2구 모두 존을 한참 벗어났다. 참고 또 참던 이호준 NC 감독이 더 참지 못했다. 히우라의 타석 도중 투수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전날 히우라에게 3점 홈런을 맞았던 투수, 최근 4경기 모두 실점했던 배재환이 송명기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흐름은 명백하게 키움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미 전날에도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고, 최근 불펜 난조가 계속되고 있었으며, 1점 차 승부 4승 12패의 NC가 무사 만루에서 2점 차 리드를 지키기는 어려워 보였다.

배재환이 반전극을 썼다. 볼 2개를 깔고 들어간 타석에서 히우라를 상대로 직구 3개를 연속해서 꽂아 넣었다. 2B-0S 불리한 상황을 풀카운트 5대5 승부까지 몰고 갔고 마지막 6구째 낙차 큰 포크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히우라를 넘어선 이후 배재환의 피칭은 한층 기세가 올랐다. 4번 임병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번 이형종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무사만루 절체절명 위기가 KKK로 끝나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경기 후 배재환은 ‘전날 홈런을 맞았던 히우라가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말에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어제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는데, 슬라이더만 안 던지면 안 맞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했다.

배재환은 최근 대단히 부진했다. 4월까지만 해도 0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 불펜 투수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활약을 했는데, 5월 들어 갑작스럽게 무너졌고 6월 들어서도 내림세를 좀처럼 돌려놓지 못했다. 4월까지 0.66이던 평균자책이 5월의 마지막 시점에는 4.07이었다. 6월 들어서는 전날까지 등판한 4경기 모두 실점하며 5.27까지 치솟았다. 야구를 하다 보면 기복이 따를 수도 있지만 낙폭이 커도 너무 컸다. 시즌 초반에 비해 구속은 오히려 오르는 등 구위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계속 실점을 허용해 데미지가 더 컸다.

배재환은 “요즘 워낙 안 좋아서 더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오히려 그래서 크게 긴장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더 잃을 것도 없다’고 했지만, 최근 부진은 당연히 신경이 쓰인다. ‘최근 4경기 연속 실점이었다’는 말에 배재환은 “맞다. 그거 다 세고 있었다”면서 “이제는 점수 안 줄 때도 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앞선 실점들을 의식할수록 안 좋은 것 아니냐’는 말에는 “의식 안 하려 해도 옆에서 다 말하니까 모를 수가 없다”고 웃었다.

무사 만루 3연속 탈삼진, 더 극적일 수 없는 방식으로 배재환이 부진의 고리를 끊고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주축 자원들의 부상과 부진 속 NC 불펜 전체가 무너져내릴 위기에 처했다. 0점대 평균자책으로 타자들을 찍어 눌렀던 ‘4월의 배재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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