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조 트리오, 참교육을 부탁해

입력 : 2026.06.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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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조 트리오, 참교육을 부탁해

한국 축구는 언제나 월드컵 성적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조별리그라도 통과하면 국민적 인기를 끌고, 탈락하면 거센 비판에 시달린다. 48개국으로 확대된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이미 잃어버린 ‘팬심’을 되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힘겹다.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A조 체코와 1차전에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장신이지만 느린 체코 스리백 허점 노려
손흥민 가장 익숙한 자리 왼쪽날개 서면
조규성이나 오현규 물오른 결정력 ‘시전’
고지대 적응 우위 후반 교체카드 승부처

■나약한 수비 축구? 공격 앞으로

첫 상대인 체코는 평균 신장이 185㎝를 넘는 장신군단이다. 190㎝를 넘는 장신 선수만 10명에 달하다보니 자랑하는 무기도 큰 키를 살린 선 굵은 축구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 뿐만 아니라 측면에서 올리는 크로스에 이은 고공 폭격은 유럽에서도 손꼽힌다.

체코를 상대하는 팀들은 그 키에 겁을 먹지만, 홍 감독은 거꾸로 약점을 파고드는 공격에 승부를 건다.

체코의 큰 수비수들이 다소 느리고 둔한 걸 찌르는 한 방이다. 슈테판 찰루펙(슬라비아 프라하)과 로빈 흐라나치(호펜하임)이 버티는 스리백의 중앙과 오른쪽은 상대적으로 뒷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에 취약하다. “월드컵은 인생이 걸린 무대”라고 강조한 손흥민(LAFC)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손흥민이 가장 익숙한 왼쪽 날개로 이동한다면, 월드컵을 앞두고 물 오른 골 결정력을 자랑하는 조규성(미트윌란) 혹은 오현규(베식타시)와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손·오·조 트리오, 참교육을 부탁해

■페널티지역의 지배자, 조규성은 공·수의 히든카드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화제를 모은 대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이 주도한 시스템 축구의 퇴출이다. 미식축구의 블로킹과 농구의 스크린처럼 수비수의 진로를 막아낸 뒤 큰 키를 살린 공격수가 손쉽게 골을 넣는 플레이가 이번 대회에선 통하지 않는다.

한국은 이 규정을 잘 이용해 골을 넣고, 실점을 줄여야 한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머리로만 두 골을 넣은 조규성이 핵심이다. 잘 짜여진 세트피스로 조규성의 머리를 노릴 수만 있다면 첫 승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조규성은 “페널티지역 안에서의 움직임과 마무리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세트피스 수비에서도 한 몫을 해낼 수 있는 히든카드다. 체코처럼 피지컬이 강조되는 덴마크에서 3년째 활약하고 있는 그는 공격수이지만, 수비 상황에선 페널티지역까지 내려오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조규성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체코의 장신 선수를 막아준다면 부담이 줄어든다.

체코는 유럽예선에서 세트피스 득점 비율이 45%에 달하는 팀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6골(4위)을 쏟아낸 최전방 골잡이 파트리크 시크(레버쿠젠)도 위협적이지만, 미드필더 토마시 소우체크(웨스트햄) 역시 세트피스에선 한 방이 있는 선수다. 소우체크는 지난 5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8골을 넣었는데, 15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고지대의 마법이 시작되는 후반전, 교체카드가 승부처

과달라하라는 해발 1571m의 고지대로 공기 밀도가 낮아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부족해 쉽게 지치고, 회복도 늦다.

지난달 19일 비슷한 높이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린 한국은 과달라하라에 베이스 캠프까지 차리면서 고지대에 적응을 마쳤다. 반면 월드컵 플레이오프(PO)까지 가는 진통 끝에 20년 만에 본선에 오른 체코는 평지에서 훈련을 하다가 경기 전날 과달라하라에 입성했다.

상대적으로 쉽게 지치는 체코의 느린 발이 더욱 느려지는 시점이다. 마침 이번 월드컵은 전·후반 각 22분이 지난 시점에 3분간 선수들이 물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 사이 감독들이 미니 작전 타임으로도 쓸 수 있다. 한국이 이 타이밍에 발 빠른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오현규 같은 선수들을 교체로 투입한다면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홍 감독은 “전략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는 밝힐 수 없지만, 나름의 계획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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