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히어로

‘부상 잔혹사’ 끝낸 황인범, 1골·1AS 홍명보호 ‘위대한 황태자’ 우뚝

입력 : 2026.06.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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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황인범이 12일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황인범이 12일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마에스트로’ 황인범(30·페예노르트)이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첫 승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긴 부상으로 이번 대회 활약이 불투명하다는 예상도 있었으나 몸상태를 끌어올려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황인범은 12일 황인범은 멕시코 할리스코주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황인범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22분 천금 같은 동점 골을 쏘아 올렸다. 2번째 나선 월드컵 본선 무대 5번째 출전 경기에서 첫 득점을 기록했다. 이강인이 상대 진영으로 높게 띄워준 패스를 향해 페널티박스 안으로 빠르게 침투한 황인범은 침착하게 공을 잡아냈다.

상대 수비수 2명이 거칠게 달려들자 침착하게 한 번 접어낸 뒤, 살짝 띄워 올리는 감각적인 칩슛으로 골문을 겨냥했다. 천천히 오른쪽 골문 구석을 향해 서서히 굴러가는 동안 관중석에는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마침내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며 골망이 출렁이는 순간,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은 전반전을 0-0으로 팽팽하게 마쳤으나, 후반 14분 장신 군단 체코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황인범이 12일 북중미월드컵 체코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인범이 12일 북중미월드컵 체코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주도권을 쥐고도 일격을 당하며 자칫 가라앉을 수 있었던 흐름은 실점한 지 단 8분 만에 터진 황인범의 이 묵직한 한 방으로 완벽하게 반전됐다. 황인범은 천금의 동점골 이후 짜릿한 역전골까지 이끌어냈다. 후반 35분 오른쪽 측면을 과감하게 돌파한 뒤 정확한 땅볼 크로스로 오현규의 골을 도왔다.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기회마다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태극호를 지휘한 황인범은 84분을 누비고 교체돼 나가면서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사실 월드컵 무대를 밟기까지 황인범이 걸어온 지난 몇 달간의 여정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의 핵심 미드필더로 맹활약하던 황인범은 지난해 9월 종아리 부상을 시작으로 11월 허벅지, 그리고 지난 3월 16일 엑셀시오르전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오른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결국 페예노르트에서의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야 했던 황인범의 월드컵 출전 여부에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워졌었다.

황인범의 공백은 곧바로 대표팀의 거대한 위기로 다가왔다. 그가 빠진 지난 3월, 대한민국 대표팀은 코트디부아르(0-4 패)와 오스트리아(0-1 패)를 상대로 중원에서의 창의성과 공수 연결고리를 완전히 잃어버린 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이 일제히 “홍명보호가 황인범의 영리한 두 차례 공수 조율 능력을 절실히 그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을 만큼, 그의 존재감은 대체 불가능했다.

황인범이 12일 북중미월드컵 체코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인범이 12일 북중미월드컵 체코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대한축구협회는 이례적으로 대표팀 전담 의무 스태프를 네덜란드 현지로 급파해 황인범의 재활을 밀착 지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지극한 정성과 선수의 독한 재활 의지가 맞물려 마법 같은 회복력이 발동했다. 지난 5월 말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고지대 캠프에 합류할 당시 황인범은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당장 전술 훈련을 100% 소화할 수 있다”며 당찬 자신감을 보였고, 그 약속은 가장 결정적인 본선 1차전 무대에서 완벽한 현실이 됐다.

지독했던 부상 사슬을 끊어내고 마침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 황인범이 16강 진출을 이끌 확실한 에이스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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