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서건창이 12일 고척 한화전에서 9회 끝내기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키움히어로즈 제공
키움 서건창이 12일 고척 한화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유새슬 기자
프로야구 키움이 서건창의 끝내기 안타로 한화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서건창은 12일 고척 한화전에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키움의 첫 타점과 끝내기 타점이 모두 서건창의 손에서 나왔다.
이날 키움 타선은 경기 내내 한화 마운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6이닝까지 던진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안타 3개를 뽑아내는 데 그쳤는데 유일하게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타점을 뽑아낸 타자가 서건창이다.
팀이 0-2로 끌려가던 6회 서건창은 선두 타자로 나서 볼카운트 3B-1S에서 날아온 직구를 때려 구장 오른쪽 폴대를 맞혔다. KIA 소속으로 뛰던 2025년 4월11일 SSG전 이후 427일 만에 쏘아 올린 홈런포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친 홈런은 2021년 6월27일 KIA전 이후 1811일 만이다.
서건창의 홈런으로 1-2가 됐지만 후속 타선 불발로 추격의 불씨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기회는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9회 2사 후에 돌아왔다. 2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선 여동욱의 적시타로 2-3으로 따라붙었다. 2사 1·2루, 계속된 찬스에서 서건창이 상대 마무리 이민우의 3구째를 때려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이 타구로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가 4-3으로 역전하는 순간 서건창은 3루에 도착했고 경기가 끝났다.
끝내기 2타점 3루타로 기록된 이 안타는 서건창의 개인 통산 8번째 끝내기이자, 리그 역대 19번째 끝내기 3루타다.
서건창은 경기를 마치고 “요즘 우리 팀 경기가 8, 9회에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우리 팀은 포기하지 않았다”며 “마지막 타석에서는 내 타순까지 돌아온다면 어떻게 해야겠다는 준비를 미리 하고 있었다”고 했다.
정작 타석에서는 노림수보다는 “하얀 것(공)이보여서 쳤다”고 웃은 서건창은 “사실 마지막에 3루를 밟으면서 이게 동점타인지 끝내기인지 헷갈렸다. 더그아웃을 보니까 다들 뛰어나오길래 (끝내기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앞서 키움 선수단은 6회 서건창이 복귀 후 첫 홈런을 치자 무관심 세리머니를 했다. 서건창은 “조금 어이가 없었는데 그래도 다들 기분 좋게 축하해주셨다”며 “홈런보다는 끝내기가 훨씬 좋다. 게임이 안 된다”고 말했다.
보통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는 동료들의 물세례로 흠뻑 젖기 마련인데 이날 서건창은 물을 맞지 않았다. 그는 “물을 맞고 싶지 않아서 도망다녔다”며 “후배들이 나를 무서워해서 물세례를 못한다. 서운하지 않다.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 다행”이라고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으로 돌아온 서건창은 젊은 선수가 많은 팀에서 엄한 선배를 자처한다. 그는 “아무래도 후배들이 내 눈치를 많이 볼 것이다. 그래도 후배라면 당연히 선배 눈치를 봐야 한다. 그렇다고 내가 못살게 구는 건 아니다. 어떤 선배가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인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스스로 기강을 잡는 선배인데 그러면 사이가 멀어지기 때문에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다독여주기도 한다. 그걸 조절하는 게 좀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식사할 때 후배들이 자신의 옆자리에 “잘 안 앉는다”는 서건창은 “그래도 이제는 한 명씩 오는 것 같다. 다음에는 도망가지 않고 물 세례를 맞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