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 이선균. 연합뉴스
고(故)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 관련 내사 정보를 언론에 유출한 검찰 수사관에게 실형이 구형됐다. 피고인은 “조직 내 공공연한 소문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검찰은 증거 인멸 정황과 반성 없는 태도를 지적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13일 뉴스엔 등은 법조계의 말을 빌어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14단독(공우진 판사) 심리로 전날 열린 결심 공판에서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인천지검 소속 수사관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A씨가 ‘직무 중 알게 된 기밀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동료들의 증언과 명백히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연락 내역을 지우는 등 증거 인멸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법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사건으로 체포된 경찰관을 조롱하는 모습까지 보여 진정한 반성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정보가 이미 내부적으로 파다하게 퍼진 소문이었기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사건과 무관한 내게도 들릴 정도로 소문이 퍼져 있었기 때문에 직무상 비밀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가볍게 여겼다”면서도 “공직자로서 경솔한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은 깊이 반성한다”며 처벌 수위를 낮춰줄 것을 호소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23년 10월, 연예인 마약 사건과 관련해 내사를 받던 고 이선균의 신상정보와 과거 이력 등이 담긴 수사 문건을 지역 매체 취재진에게 수차례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고 이선균은 정식 입건 전인 내사 단계부터 신원이 노출되며 수사 초기부터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고인은 유흥업소 실장 B씨에게 속아 불면증 완화약인줄 알고 투약했을 뿐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억울함을 호소했으며, 세 번째 경찰 소환 조사를 마친 직후에는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 차례에 걸친 장시간의 공개 소환 조사를 겪으며 심리적 압박을 버티지 못했고, 결국 2023년 12월 27일 서울 성북구의 한 공원 인근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피의사실 공표와 ‘망신주기식 수사’ 관행, 그리고 일부 언론과 유튜버들의 자극적인 보도 행태에 대해 각계의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를 계기로 봉준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를 결성해 진상 규명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이후 경찰청은 사건 관계인의 인권 보호와 공보 기준을 대폭 강화한 이른바 ‘이선균 방지법(경찰 수사 사건 공보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는 등 사회적인 파장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