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히어로

일본을 살린 수차례 선방, 누구보다 빛났던 스즈키

입력 : 2026.06.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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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자이온. 알링턴 | UPI연합뉴스

스즈키 자이온. 알링턴 | UPI연합뉴스

네덜란드를 상대로 명승부를 벌인 끝에 값진 승점 1점을 따낸 일본이 조별리그 통과의 첫 단추를 잘 뀄다. 먼저 골을 내주고도 계속해서 쫓아간 끝에 무승부를 만들어낸 일본에서 칭찬할 선수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파르마)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스즈키는 15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무수한 선방을 펼치며 일본이 2-2 무승부를 거두는데 크게 일조했다. 경기 후 포커스는 골을 넣은 나카무라 케이토(스타드 드 랭스)와 가마다 다이치(크리스털 팰리스)에 집중됐고 스즈키에는 그다지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지만, 로이터 통신은 “골키퍼 스즈키가 경기 초반 결정적인 선방들을 펼치며 일본을 살아남게 했다”며 호평하기도 했다.

스즈키는 경기 시작과 함께 존재감을 드러냈다. 네덜란드가 전반 3분 만에 도니얼 말런(AS로마)의 슈팅으로 골을 노렸는데, 이를 스즈키가 몸을 날려 간신히 막아냈다. 이후에도 든든하게 골문을 지키던 스즈키는 전반 34분 말런의 헤더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또 한 번 골문을 지켰다. 말런은 전반 종료 직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위협적인 헤더로 일본의 골문을 노렸으나, 스즈키를 넘어서지 못했다.

자신의 손으로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지켜낸 스즈키는 후반 6분 결국 실점을 먼저 내주고 말았다. 라이언 흐라번베르흐(리버풀)의 크로스를 버질 판데이크(리버풀)이 솟구쳐 올라 반대쪽 골대를 보고 헤더를 시도했는데, 이게 그만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후반 12분 나카무라의 골로 일본이 동점을 만들었지만, 7분 뒤 크레센시오 서머빌(웨스트햄)에게 다시 골을 허용했다. 왼발로 감아찬 슈팅이 또 골대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슛을 막아내는 스즈키 자이온. 알링턴 | AP연합뉴스

슛을 막아내는 스즈키 자이온. 알링턴 | AP연합뉴스

하지만 스즈키는 이 실점을 끝으로 더이상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네덜란드가 수차례 골문을 위협했지만 스즈키가 안정적으로 방어해냈고, 이는 후반 43분 가마다의 동점골이 터지는데 중요하게 작용했다. 스즈키는 후반 추가시간 네덜란드의 파상 공세도 잘 버텨내며 승점 1점을 지켜냈다.

2002년 가나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즈키는 귀화가 아닌 ‘혼혈’ 선수다. 부모님은 스즈키에게 성경에도 나오는 예루살렘의 성스러운 언덕 ‘시온산(Mount Zion)’의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스즈키는 16세5개월의 나이에 우라와 레즈와 프로 계약을 하며 구단 역사상 최연소 프로 계약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에게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기회를 위해 2023년 신트트라위던(벨기에)로 임대 이적을 떠났다. 신트트라위던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마침내 잠재력이 폭발한 스즈키는 2024년 7월 이탈리아 세리에A의 파르마로 이적, 커리어의 새 장을 열었다. 일본 골키퍼가 세리에A 무대를 누빈 것은 스즈키가 최초였다.

스즈키는 실력도 좋지만, 그 이상으로 사회적 의미가 큰 선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피부색 때문에 편견과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스즈키는 주눅들지 않았고, 당당하게 실력으로 인정받으며 이제는 일본 축구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이날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자신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다.

네덜란드전이 끝난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하는 스즈키 자이온. 알링턴 | AP연합뉴스

네덜란드전이 끝난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하는 스즈키 자이온. 알링턴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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