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황인범이 12일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슈팅으로 동점 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초반 아시아 축구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 과거 본선 무대에서 유럽의 높은 벽 앞에 ‘생존’을 걱정해야 했던 처지가 아니다. 유럽의 전통 강호들을 무섭게 몰아치며 당당한 ‘승리자’로 세계 무대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한국을 필두로 호주, 카타르, 일본 등 먼저 첫 발을 뗀 아시아 4개국이 유럽 팀을 상대로 ‘2승 2무’라는 무패 행진 을 달리며 월드컵 판도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 돌풍의 서막은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열었다. 한국은 12일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동유럽의 체코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줬으나 2-1 역전승을 거뒀다. 피지컬이 탁월한 체코에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은 한국은 전술적으로는 더욱 세밀하고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은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유럽 팀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아시아 축구의 힘을 제대로 보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D조의 호주 역시 ‘복병’ 튀르키예를 상대로 네스토리 이란쿤다의 파괴력 넘치는 활약 속에 2-0 완승을 거뒀다. 단단한 수비와 효율적인 역습으로 한국과는 다른 컬러로 유럽의 힘에 맞서 이겨냈다.
축구대표팀 오현규가 15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팀 동료들과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승부를 기록한 중동과 동아시아의 맹주 역시 값진 반전 드라마를 썼다. B조의 카타르는 까다로운 스위스를 맞아 인상적인 조직력으로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지난 대회 월드컵 개최국으로 조별리그 3패로 세계의 벽을 절감한 카타르는 4년 만에 사상 첫 승점을 따내며 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입증했다. 15일 F조의 일본은 강호 네덜란드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주고 따라가다 다시 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3분 가마다 다이치의 극적인 헤더 골로 2-2 무승부를 거두는 저력을 보였다. 최소 8강을 목표로 내건 일본의 짜임새와 뒷심은 다크호스를 넘어 ‘강자’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윈저 존 사무총장은 이날 말레이시아 매체 더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아시아 국가들은 월드컵 무대에서 단지 ‘살아남기’ 위해 잔뜩 웅크렸지만, 이제는 ‘승점 3점’을 챙기기 위해 자신있게 피치 위에 선다”라며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일본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5일 북중미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후반 43분 동점골을 넣은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호주 ‘풋볼365’는 “사상 최초의 48개국 확장 체제에서 아시아 유망주들이 유럽 빅리그 진출이 이어지면서 유럽에 대한 자신감과 전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출격한 4개국이 초반 분위기를 장악한 가운데, 이제 시선은 아직 첫 경기를 치르지 않은 아시아의 남은 팀들에 쏠린다. 이란(G조), 사우디아라비아(H조), 그리고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 흙을 밟은 우즈베키스탄(K조)이 어떤 출발을 하느냐에 따라 아시아 축구 ‘역대 최다 토너먼트 진출’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