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JTBC, 월드컵 중계·‘아는 형님’의 불투명한 미래

입력 : 2026.06.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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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중앙그룹 본사 전경. 사진 김정근 기자

서울 마포구 중앙그룹 본사 전경. 사진 김정근 기자

종합편성채널 중 가장 앞서가는 행보를 보이던 JTBC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모기업인 중앙그룹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이 회생 절차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JTBC가 운용 중인 월드컵 중계와 기타 콘텐츠의 원활한 수급이 가능할 것인지 방송가의 우려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 3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부 계열사가 유동성의 위기로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홍 부회장은 “그동안 경영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대외경제여건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자금 경색 등의 이유로 오늘의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계열사는 중앙그룹의 지주회사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다. 앞서 JTBC는 지난 12일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황하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했다. 이후 각종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JTBC와 중앙일보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JTBC 북중미 월드컵 중계 대한민국-체코전 예고 화면. 사진 JTBC

JTBC 북중미 월드컵 중계 대한민국-체코전 예고 화면. 사진 JTBC

JTBC의 경우 개국 15년 만의 최대 위기다. 지난 2011년 3월21일 개국한 JTBC는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사라진 동양방송(TBC)을 전신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빠른 시간에 본채널 JTBC와 JTBC2, JTBC GOLF와 JTBC SPORTS, JTBC4 등으로 채널을 늘렸다.

예능에서는 2015년부터 시작한 ‘아는 형님’과 ‘냉장고를 부탁해’ ‘싱어게인’ 등의 인기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 ‘부부의 세계’ ‘재벌집 막내아들’ ‘SKY 캐슬’ 등의 히트 드라마도 만들며 한류열풍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특히 스포츠 중계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2026년부터 2032년까지의 올림픽중계권, 그리고 2026년과 2030년 월드컵중계권을 모두 5억 달러(한화 약 7000여 억원)에 사들였다. JTBC는 기존 지상파 3사 공동 구매 방식(코리아풀)에서 벗어나 단독 중계권을 확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지상파 재판매는 지지부진하면서, 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지상파에 판매하지 못했다.

JTBC 예능 ‘아는 형님’ 포스터. 사진 JTBC

JTBC 예능 ‘아는 형님’ 포스터. 사진 JTBC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경우도 증계권을 약 1억2500만 달러(한화 약 1900억원)로 사들여 KBS에서만 140억원에 재판매해 비용부담을 지게 됐다. 2019년 적자로 돌아선 JTBC의 재무사정은 자본잠식 사태에 빠졌으며, 2023년 10월에는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도 들어갔다. 2022년 보유 예능과 드라마의 IP(지식재산권)를 SLL에 매각하면서 수익원은 더욱 줄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당장 JTBC의 방송에는 우려는 없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홍 부회장은 월드컵 기간임을 의식한 듯 “북중미 월드컵 중계 등을 비롯한 회사 본연의 업무는 중단없이 정상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생 신청부터 회생 계획안 인가까지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기간이 보통 소요돼 그 사이 혼란은 불가피해졌다.

회생 절차가 일반적으로 영업을 유지한 상태에서 기업의 자산을 보호하는 절차이므로 당장 파산의 위험은 없지만 신규 투자 등 JTBC의 씀씀이는 대폭 줄어들 예정이다. 따라서 JTBC 이후 중계권 구입이나 새로운 IP 계발, 시청률 부진 프로그램의 정리 등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당장 방송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라며 “내부적인 인원감축과 프로그램 제작비 감축 등 전반적인 투자 위축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JTBC의 행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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