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이란, 악전고투 속 값진 무승부 ‘곧바로 퇴거’···뉴질랜드와 2-2, 회복훈련도 못하고 멕시코행

입력 : 2026.06.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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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모하마드 모헤비가 16일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모하마드 모헤비가 16일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가혹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린 이란 축구대표팀이 악전고투 끝에 귀중한 무승부를 거뒀으나 시련은 계속되고 있다. 멕시코 국경을 넘나드는 최악의 환경 속에서 극적인 첫판 무승부를 수확했으나, 경기 직후 회복 훈련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다시 미국 영토에서 쫓겨났다.

이란은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같은 조의 벨기에와 이집트도 이날 1-1로 비겨, G조 네 팀은 첫판에서 나란히 승점 1점을 따냈다.

FIFA 랭킹 20위 이란이 85위 뉴질랜드를 상대로 거둔 무승부는 아쉬운 성적일 수 있지만, 이란 선수단이 이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겪은 장외 비극을 고려하면 충분히 값진 결과다.

이란은 지난 2월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여파를 월드컵에서도 제대로 겪고 있다. 이란은 조별리그 3경기를 미국 밖에서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FIFA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대회 준비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다.

이란 모헤비가 16일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 할때 동료 메흐드 가예디가 뒤에서 안겨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 모헤비가 16일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 할때 동료 메흐드 가예디가 뒤에서 안겨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회 기간에는 훈련 거점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옮겼고, 매 경기 전날 미국에 입국해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멕시코로 돌아가는 일정을 소화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규제로 이란 축구협회장을 비롯한 전술 지원 스태프, 미디어 담당관 등 핵심 인력 다수가 비자를 받지 못해 입국이 좌절되기도 했다.

경기 전날에야 미국에 힘겹게 입국한 이란은 이날 뉴질랜드에 먼저 골을 내준 뒤 따라갔다. 이란은 전반 7분 뉴질랜드의 엘리자 저스트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32분 라민 레자이안이 동점골을 터트렸으나, 후반 10분 저스트가 다시 앞서가는 득점에 성공했다. 이란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추격해 후반 후반 19분 모하마드 모헤비가 동점골을 넣으며 결국 무승부를 거뒀다.

아미르 갈레노에이 이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경기 직후 미국 당국으로부터 ‘몇 시간 내로 즉시 미국 영토를 떠나 멕시코 캠프로 돌아가라’는 강제 명령을 받았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갈레노에이 감독은 “원래 계획은 경기 후 오늘 밤 미국 현지에 머물며 회복 훈련을 한 뒤 내일 점심때 이동하는 것이었다. 격렬한 단판 승부로 많은 선수가 근육 경련을 일으켜 당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인데, 바로 국경을 넘으라고 하니 정말 고통스럽고 곤혹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란 축구팬들이 16일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전에서 국기를 들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축구팬들이 16일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전에서 국기를 들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장 메흐디 타레미(올림피아코스)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당장 로스앤젤레스를 떠나야 한다. 이건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이 아니다”라며 “현재 우리 팀을 둘러싼 모든 행정적 기류는 ‘재앙’에 가깝다. FIFA가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우리를 더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도와야 한다”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란 선수들은 온갖 외교적·정치적 억압 속에서도 하나로 뭉쳐 승점을 따내면서 아시아 국가의 이번 대회 무패 행진도 이어졌다. 한국의 체코전 승리를 시작으로 아시아 국가는 조별리그 6경기에서 2승4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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