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광 멕시코, 축구는 좋은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글쎄”

입력 : 2026.06.17 16:51
  • 글자크기 설정
CHATGPT 생성 아미지

CHATGPT 생성 아미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원했던 장면 그 자체였다. 멕시코는 축구가 왜 월드컵을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로 만드는지를 증명했고, 경기장 안팎은 열광으로 가득 찼다. 동시에 새로운 규정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월드컵의 또 다른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17일 “멕시코는 왜 우리가 월드컵을 사랑하는지 다시 한 번 일깨웠지만,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거센 반발을 불렀다”고 평가했다.

멕시코는 1970년과 1986년에 이어 세 번째 남자 월드컵을 개최하는 축구 강국이다. 대회가 시작된 12일 멕시코시티는 말 그대로 축구에 멈춰 섰다. 거리와 광장은 한산해졌고, 시민들은 TV 앞과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으로 몰려들었다.

긴장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9분 훌리안 키뇨네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 골망을 흔들며 이번 대회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콜롬비아 출신인 키뇨네스는 귀화 이후 일부 팬들로부터 “진짜 멕시코인이 아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날 골로 단숨에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후반에는 라울 히메네스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20년 경기 중 충돌로 두개골 골절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던 그는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딛고 돌아왔다. 35세의 나이에 기록한 자신의 첫 월드컵 골은 경기장 전체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디애슬레틱은 “키뇨네스와 히메네스의 이야기는 월드컵이 왜 특별한지를 보여주는 인간 드라마였다”며 “논란으로 가득했던 대회가 단 한 경기 만에 축구 본연의 감동을 되찾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논란은 있었다. FIFA가 이번 대회부터 의무적으로 도입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존에는 폭염 등 특별한 상황에서만 경기 중 휴식 시간이 주어졌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모든 경기에서 전·후반 중간에 각각 3분씩 휴식을 실시한다. FIFA는 선수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팬들은 상업적 목적이 숨어 있다고 의심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미국 영어 중계권사인 폭스(FOX)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에 광고를 내보냈다. 심지어 멕시코-남아공전 후반에는 광고가 예상보다 길어져 경기 재개 장면 일부를 놓치는 실수까지 발생했다.

축구 팬들의 반발은 거셌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출신 칼리 로이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말 싫다(I hate it)”고 적었다. 팬들은 “축구가 농구나 미식축구처럼 쿼터제로 변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FIFA는 선수 보호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 흐름이 끊기고 감독들이 추가 전술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되면서 경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는 이미 지난 3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축구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