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남아공전 캐스터 전현무…JTBC 예능선 체코전 직관 응원
월드컵 독점 중계→공동 중계
불명확한 기준 속 이중 섭외 혼란
KBS 북중미 월드컵 캐스터로 나선 전현무가 KBS 로고 팻말을 가리키고 있다. 오른쪽은 오는 22일 방송되는 JTBC 예능 ‘톡파원 25시’에서 북중미 월드컵을 응원하고 있는 전현무 모습. KBS 제공·전현무 SNS 캡처
지난 16일 JTBC 예능 ‘톡파원 25시’의 제작진은 오는 22일 방송분에서 전현무와 양세찬이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날아가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을 직관하는 모습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함께 공개된 예고편에서 ‘톡파원 25시’의 MC인 전현무와 양세찬은 약 20시간의 비행 끝에 현지에 도착해 멕시코의 톡파원과 함께 FIFA의 거리응원 지정장소 팬페스트를 찾는다. 또한 경기장에서는 가수 권은비,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와 윈터를 만난다.
심지어 전현무는 앞서 공개된 영상에서 “월드컵은 JTBC”라며 월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는 채널을 홍보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일부 시청자에게는 혼란도 일으켰다. 왜냐하면 전현무는 JTBC와 함께 이번 월드컵의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채널 KBS의 메인 캐스터이기 때문이다. 이미 KBS는 전현무의 중계 합류를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는 이영표 해설위원과 함께 커다랗게 수놓아진 전현무 캐스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 한 채널의 캐스터가 되면 다른 채널에서 홍보에 나서지 않는다. 심지어 전현무의 경우에는 오는 25일(한국시간) 오전 진행되는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A조 최종전 KBS 중계에 앞서 JTBC를 통해 월드컵을 즐기는 모습을 먼저 공개했다.
이러한 상황은 JTBC와 월드컵 중계권 그리고 지상파와의 협상, 나아가 JTBC의 최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과 폭넓게 얽혀있는 씁쓸한 속사정을 품고 있다.
JTBC는 지난 2019년 IOC(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부터 2032 브리즈번 올림픽까지의 동·하계 올림픽 중계권을 구입했고, 비슷한 시기 2026년 북중미, 2030년 월드컵의 중계권도 구입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중계권료는 한화로 약 1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코리아풀’이라는 단체단위 협상을 유지하던 KBS, MBC, SBS 지상파 3사는 ‘코리아풀’을 벗어나 높은 가격에 중계권을 따낸 JTBC를 비판했고, 결국 지난 2월 동계올림픽은 JTBC에서만 전파를 탔다. JTBC는 월드컵 중계권료에 대해서도 애초 디지털 재판매액을 제외한 중계권료 중 50%를 부담하겠다는 지상파에 하고 250억원을 제안했다 140억원까지 제시액을 낮췄으나 지상파 3사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4월16일 KBS가 140억원을 수용하면서 JTBC와 함께 지상파에서는 KBS만이 이번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하게 됐다. 협상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를 통해 늘어지면서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의 제작계획도 변동이 커졌고, 그 사이 먼저 중계권료를 확보해 멕시코 일정을 짰던 ‘톡파원 25시’ 측은 전현무의 섭외를 완료했다.
그 이후 KBS가 전현무를 캐스터로 채용하면서 이러한 이상한 그림이 만들어졌다. JTBC의 월드컵 독점 중계권 협상은 결국 최근 JTBC의 채무불이행 사태를 불러온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히고 있기 때문에, JTBC의 독점욕과 KBS의 지지부진한 협상 그리고 두 채널에 출연을 알고 있었던 전현무 측의 안일한 대응이 결국 KBS 월드컵 캐스터의 JTBC 월드컵 예능 출연이라는 상황을 불러온 것이다.
JTBC 곽준석 북중미 월드컵 중계단장은 “KBS와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길어져 전현무가 두 채널에 모두 나오게 됐다”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각각의 역할을 맡게 될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전현무는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월드컵 캐스터 준비로 목상태가 악화된 상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기준과 당사자들의 이해할 수 없는 일 처리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것은 결국 시청자의 몫이 되고 말았다.